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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 숭인

위 치 서울 종로구 숭인동 56-53
용 도 공동주택 
대지면적 262.80 m2 지상층수 6
건축면적 140.98 m2 지하층수 1
건폐율 53.65 % 구조 철근콘크리트
연면적 700.58 m2 용적율 216.81 %
작품설명 짧지만 잦은 스침: 맹그로브 숭인, 1인 가구를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

2020년 6월,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 ‘맹그로브 숭인’이 완성되었다. 맹그로브 숭인은 밀레니얼 세대 1인 가구를 위한 코리빙으로, 24세대의 주거공간과 입주자들이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루어진 집이다. 설계자는 기획, 건축설계, 시공 감리 등 계획의 전 과정을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핵심 아이디어로 ‘짧지만 잦은 스침’이 일어나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는 과도한 부담 대신, 스치며 눈인사를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자는 의도였다. 그 방법으로, 개인 방에 두는 가구와 시설을 공용 공간으로 옮겨서 거주자들의 공유 기회를 높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개인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평소 사용되지 않는 공용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이런 생각이 잘 반영된 곳은 워터팟 Water Pod이다. 변기, 세면대, 샤워실을 상자 모양의 공간에 넣어 각 방 사이의 복도에 두었는데 그 주변으로 순환 동선을 만들어 거주자가 스치며 만나는 장소가 되도록 했다. 각 방 도어만 늘어서 있는 지루한 복도의 풍경을 탈피하고, 물을 쓰는 공유 시설을 한 곳에 모아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었다. 콩깍지에 들어있는 콩알처럼 생활 편의 시설을 하나의 상자 안에 빼곡히 넣었다는 의미로 워터팟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양치질을 하고 거울을 보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거주자들이 워터팟 주변으로 모인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준비하거나 마무리한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스치는 공간이 되면 친근감과 교류가 늘어나리라 기대한다.

개인 방은 붙박이 없이 이동 가구로만 꾸몄다. 시간이 흐른 뒤, 방의 가구와 구조를 바꾸고 싶을 때 비교적 쉽게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입구에 수납장과 싱크대가 결합된 생활 서비스 존을 만들고, 침대와 책상을 창가로 배치하여 작은 공간에 안정감을 주었다. 싱크대가 달린 수납장은 간단한 세면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출근시간 워터팟에 모이는 사람들의 부하를 줄이도록 했다. 친구를 방으로 초대해서 가볍게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6층의 방은 두 개의 침실이 하나의 물 쓰는 공간을 공유하도록 계획했다. 커플이나 친구가 함께 사용할 수도 있고, 한쪽 방을 침실로, 다른 방을 업무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과 삶의 변화, 새로운 형태의 동거 등 변화하는 주거 요구에 대응해보려는 실험이었다.

햇빛이 잘 드는 남쪽에 복도와 계단실을 둔 것도 이런 짧은 스침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골목에서 보면 계단실의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거주자의 활기가 느껴지고, 밤에는 전등이 켜지면서 마을 등대 역할을 하도록 했다.

과거,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서민 동네였던 숭인동. 가까운 동묘 벼룩시장에는 중고 만물상이 늘어서 있고, 뒷골목에는 중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앉아 고향의 음식을 나눠 먹는다. 과거와 현재, 우리와 세계가 뒤섞인 이곳에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 맹그로브가 들어섰다.
맹그로브 숭인은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한 대안 주거를 만드는 것도 목적이었지만, 청년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하나의 개인으로서 자신에게 맞는 주거방식을 찾아내고,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시대에 맞는 ‘코-패밀리 Co-family’를 이루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 집의 최종 목표다. 건축주는 주거 공간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 동네 사람들을 위한 카페까지 직접 운영하며 도심형 1인 주거의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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