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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이 있는 집

위 치 서울 종로구 평창동 573
구 분 신축
용 도 단독주택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306.89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152.63 m2 지하층수 1
건폐율 49.73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연면적 378.60 m2 용적율 83.70 %
외부마감 바닥-적벽돌 벽-외단열마감, 스프릿블록, 마천석, 지붕-아스팔트슁글 내부마감 바닥-마루판 벽-무늬코트 천장-벽지
작품설명 X축, Y축 그리고 제3의 축 “조각이 있는 집”의 설계는 건축주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던 시공자에 의하여 추천됨으로서 시작되었다. 이 집의 설계를 맡으면서 설계자는 상당한 부담과 상당한 기대를 동시에 느꼈다. 건축이나 조각이 형태를 다루는 분야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주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중견 조각가부부의 집을 설계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 조각가도 건축가나 마찬가지로 예술가라는 측면에서 건축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당시의 건축주의 입장은 집을 요란스러운 형식의 작품으로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었고 그 속에서의 생활의 안락함이나 편리성에 역점을 두는 것이었다. 건축주의 사회적인 지위나 예술적 소양에 미루어 지명도가 높은 건축가가 그의 주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진의 건축가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은 “건축”이기보다는 “집”이 되기를 바라는 건축주의 소망이 강하게 작용하였다고 본다. “건축”이전에 “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평소 설계자가 생각하던 건축관의 일부분이었으므로 “집”으로 건축주를 만족시키는 점에서는 어려운 점이 없었다. 설계조건으로서 건축주의 요구는 부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각각의 작업실과 부부가 함께 쓸 수 있는 생활공간, 그리고 임대용 한 가구를 수용하는 공간을 설계해달라는 것이었다. 설계자는 건축주에게 그야말로 밀착하여 그분들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요구를 건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대지는 서북측에 10미터 폭의 도로가 있고 도로면과 지표면의 고저차가 5미터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경사지이다. 서울의 전체지형을 놓고 보면 평창동은 북한산의 서측 줄기에 자리하고 있고 남동측으로 북악산을 바라보는 향을 갖고 있다. 현재의 대지는 북악산의 꼭대기가 보이고 팔각정이 보이는 좋은 경관을 갖고 있다. 우선 건물을 앉히기 전에 지형의 흐름과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고 내려오는 바람의 흐름을 읽어보려고 노력하였다. 배치는 도로경계선에 평행하게 놓지 않고 약간 틀어진 상태로 앉히게 되었는데 이것은 도로의 윗부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생각해 볼 때 건물로 인하여 가리게 될 북악산의 전경을 최소화해 볼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대지의 모양은 아랫쪽이 넓은 삼각형으로서 이러한 비틀어짐이 가능하게 한 요소이기도 하다. 자연경관만을 고려하여 건물을 비틀어져 앉힐 경우 도로면에서 건물을 보았을 때 건물이 이상한 방향과 간격으로 떨어져 앉아있는 형태로 인식될 수 있다. 도로면에서 보았을 때 건물의 가장 넓은 부분(주차장부분과 서재부분)을 도로경계선에 평행한 면을 구성함으로서 도로에서 건물을 바라볼 때 건물이 틀어져서 앉아있다는 느낌을 상당히 줄일 수가 있었다. 윗쪽에서 사선방향으로 잘라져 내려오는 담장의 벽체는 계단탑을 건너뛰며 연속되어 건물의 매스에 파고들면서 2층의 화장실부분에서 멈추어지고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하의 선큰가든의 연못위로 떨어지게끔 계획되었다. 도로의 윗쪽에서 사선방향으로 내려오는 담장에 걸쳐서 지하선큰으로 진입하는 계단을 만들었다. 이것이 제3의 축인데 하단부로 내려갈수록 두꺼워지는 석축의 면을 타면서 내려온 계단은 지하층 바닥에서 멈추고 선큰가든에서 잠깐 쉬고 다시 남측의 주차장 쪽으로 올라간다. 지하층에 도달한 사선방향의 담장벽체와 석축 하단부 사이에 자연스럽게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쓸만한 크기의 공간이 생김으로서 비좁은 땅을 헤집고 선큰가든을 자리잡게 할 수가 있었다. 담장과 처마 밑으로 숨어 들어온 계단은 비좁음 속에서의 여유공간에서 잠시 쉴자리를 만나게 된다. 결국 자연경관을 위하여 건물을 비틀었지만 건물도 비틀어져 보이지 않게 처리가 되었고 자연을 지하에까지 끌어들일 수 있게 처리되었다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 여기 작은 선큰가든에는 실제로 오후가 되면 지상층 못지 않은 따스한 햇볕이 든다. 단면의 계획에서는 우선 대형작품을 주로 하는 정관모님의 작업실을 대지의 가장 낮은 부분에 설치하고 작품의 반입과 반출이 용이하도록 충분한 층고를 확보하고 주차장과 연계하여 크레인을 설치하였다. 정관모의 조각모양을 차용하고 있는 전면의 계단탑의 단면계획은 하늘과 땅이 연계되는 통로로서 계획하고 싶었다. 이 부분에 언젠가는 옥탑의 천창을 만들고 지하의 선큰의 연못까지 이어지는 천상의 통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입면계획에서는 도로측(서측)은 최대한 창을 적게 내고 동측의 입면에는 창을 크게 내어 대조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였다. 즉 서측은 밖에서 보여지는 창을 계획하였고 동측의 창은 안에서 보는 창을 계획하였다. 특히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될 것 같은 계단탑의 까만색 석재에 빨간색 띠는 정관모의 조각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은 다른 건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외부의 드라이비트의 색깔은 건축주의 선택이었다. 1층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청마루가 보이는데 이공간은 사실상 기능적으로 그리 사용빈도가 높은 공간은 아니다. 원래는 도로에서 보았을 때 반대편의 소나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뻥 트여진 공간을 의도하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좌절되었다. 처음부터 뻥 트여진 공간으로 계획하려고 했던 의도는 도로 측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숨통을 틔어주고 기(氣)의 흐름이 있다면 그것을 큰 건물의 매스로 막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고 어쨋든 그곳을 깨끗한 문방(文房)으로 남겨두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이 집은 앞으로 분명히 변화할 것이다. 많은 가능성 중에 사설 전시관이 될 가능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에 쉽게 적응이 되도록 고려되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 집은 마이클그레이브스와도 포스트모던, 해체주의와도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담장과 처마, 조그마한 여유공간으로서의 선큰가든, 문방에 대하여 김수근, 지붕과 기둥, 장승 에 대하여 김중업선생은 어떻게 평가하실까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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