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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보건소

위 치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444-1
구 분 신축
용 도 제1종 근린생활 시설 
대지면적 5732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874.6 m2 지하층수 1
건폐율 15.3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연면적 1534.9 m2 용적율 23.3 %
외부마감 시멘트 벽돌 위 페인트, 노출콘크리트, 석기질타일, 마천석, 홍송루버 등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페인트, 오크패널, 노출콘크리트, 마천석 등
작품설명 영동읍의 남동쪽 경계에 위치한 1800평 규모의 대지가 군 보건소와 노인 진료센터의 부지로 확정된 것은 98년 가을이었다. 97년 여름 이후 대지가 두 번씩이나 바뀌면서 그때마다 계획안을 원점으로 만들었던 복잡한 사정을 경험했던 터라, 대지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은 공들여 만든 기존의 설계안을 휴지로 만드는 것과, 새롭지만 불확실한 설계안을 다시 만들어야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 아침에 만난 새로운 대지의 풍경은 건축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주변에 너저분한 건물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영동읍의 도시적 질서와 붙어있으면서도 야트막한 둔덕과 과수원의 전원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대지의 넉넉한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새로운 보건소의 부지를 여느 관공서처럼 울타리를 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원으로 제공하자는 제안은 중학교와 아파트단지가 대지와 이웃한 사정을 고려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사려 깊은 보건소장은 쉽게 동의해 주었다. 그렇지만, 보건소의 마당을 주변에 마냥 개방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건소와 노인진료센터의 영역과 관계 맺는 방식을 고안해야 했다. 그것은 보건소와 노인진료센터를 위한 나름의 영역을 만들어 내면서도, 도시에 내어준 마당과 연속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서로 모순된 목표를 갖게 했다. 도시에 열려있으면서도 도시와 구별된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패러독스한 과제를 ‘담’이라는 전통적인 건축 장치에 의지해 풀어내었다. 영동군 보건소에서는 ‘L자’형의 세 개의 담(또는 벽)을 통해 영역의 구별과 소통을 함께 성취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담은 대지의 초입부터 보건소 중심공간, 그리고 뒷마당까지 이어지는 담(또는 벽)이다. 세 개의 ‘담/벽’ 중, 제 일 주제에 해당하는 이 담/벽은 전체공간의 제너레이터 역할을 한다. 담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공간과 영역이 펼쳐지고, 가장 도시적인 장소에서 가장 조용한 마당까지 이르는 공간의 스펙트럼을 경험하게 된다. 넓게 펼쳐진 대지입구의 마당과 방문객을 환영하는 이층 높이의 캐노피, 그리고 노인진료센터 입구와 보건소의 입구가 마련된 아담한 중정 등, 여러 방식으로 정의된 외부공간을 만나게 된다. 주차장과 근린 건물 쪽으로의 시야를 담이 차단하고 있지만, 담의 부분적인 오프닝으로 담 저편에 대한 관계 맺기의 희망을 소극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담을 따라 보건소 현관을 지나면 접수와 대기실을 겸한 주공간을 만나는데, 이곳은 이층의 진료지원시설과 행정실, 그리고 일층의 진료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열린 공간이다. 대기실 남쪽으로 마련된 자그마한 뜰과, 담 너머로 보이는 동산의 숲그늘도 이 담을 따라 만나게 되는 즐거움이다. 진입의 흐름을 따라 서있는 첫 번째의 담과 달리 흐름의 직각방향으로 서있는 또 하나의 담/벽은 보건소 동 앞에 놓인 노인진료센터의 외벽을 이루는데, 도시에 개방된 마당과는 배타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집의 파사드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마당의 배경을 이룬다. 노인진료센터 2층에 있는 집회실은 넓은 전면 마당을 향해 개방된 포즈로 담/벽 위로 올라서서 모습을 드러내고, 그 개방성은 담 위로 설치된 목재 수직루버에 의해 제어된다. 노인진료센터의 ‘사랑방’은 담/벽에서 돌출되어 마당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이 담/벽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제스츄어를 보이지만, 보건소와 진료센터의 영역을 도시에 개방된 전면 마당과 구별하려는 이 담/벽의 의도는 동쪽으로 뻗은 담의 길이에 의해 더욱 강화된다. 벽돌이 깔려있는 중정을 지나 보건소와 집회실을 연결하는 브리지를 통과하면 넓적한 돌이 되는대로 박혀있는 다소 느슨한 마당을 만나게 되는데, 이 마당은 물리치료실과 예방접종실의 앞뜰이자 어린이와 노인들의 휴식공간을 겸하는 곳이다. 이 한가한 마당은 보건소와 노인진료센터에 의해 정의되기도 하지만 동쪽에서 남쪽으로 연속되는 나지막한 담에 의해 완성된다. 세 번째 ‘L자’ 형태의 담/벽은 외부공간의 윤곽선으로서 마당을 주변의 풍경과 경계 지우는 한편, 지하의 썬큰가든으로 공간의 흐름을 인도한다. 각기 다른 의도로 만들어진 세 개의 담(또는 벽)은 흰색으로 칠해진 시멘트벽돌이 주조를 이루는 검소한 장치이지만, 담을 따라 다양한 공간의 관계와 풍부한 재료를 경험하게 하는 안내자이기도하다. ‘담/벽’에 대한 개념이 집을 생성하게 한 테마이지만, 담을 존재하게 했던 것은 마당에 대한 해석과 공간의 관계방식이다. 담과 그것이 품고있는 공간은 서로에게 의존적이며, 결과이자 원인이다. 서로 기대며 화음을 만들어내는 우리 삶의 모습이 그렇듯이, 공간과 물질이, 담과 마당이, 도시와 자연이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모습 속에서, 건축의 필연성과 엄숙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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