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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 보건소

위 치 강원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 86-1 외 13필지
구 분 신축
용 도 업무시설 
대지면적 8370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1326.06 m2 지하층수 -
건폐율 15.84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철골조
연면적 2059.63 m2 용적율 24.61 %
작품설명 공공시설의 비젼과 지역성의 재발견
- 보건소와 의료원, 그 12년의 작업

김 승 회

지난 12년 동안 매해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보건소와 의료원 연작이다. 그간 우리에게 이 작업은 말 그대로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새로운 보건소의 유형을 제시하고, 적은 공사비와 지방의 문화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설득하여 새로운 집을 현실에 구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했고 또 한편에서는 창조적으로 지역성을 해석하여 새로운 도시건축의 문법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그동안 수행했던 수십만 킬로가 넘는 여정을 몇 장의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는 일을 불가능하겠지만, 짧은 분량이기에 보다 소통하기 쉬운 형식으로 정리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995년 보건복지부에서 공모한 표준설계에 당선되어 그 후속작업으로 공공보건의료기관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실행과정에서 대부분의 보건소들은 가이드라인을 참고한 각 지역의 건축가에 의해 독창적으로 설계되었다. 일부의 프로젝트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표준설계를 담당했던 우리 팀(경영위치)에 직접 설계를 의뢰한 경우가 있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경과하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보건소설계 실적을 쌓게 되었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서로 다른 장소에 설계하는 경험은 참으로 특별한 것이었다. 전국 각지를 누비며 부산과 철원, 화성과 강릉으로 출장을 거듭하면서 보건소와 같은 소규모 공공시설의 미래와 도시 건축의 지역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도시와 국토가 대면한 현실을 현장의 밑바닥에서부터 체험하면서, 더 나은 보건소, 더 좋은 도시공간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는 보람도 누릴 수 있었다.

보건소 연작의 과정을 통해 그간 대면하고 고민한 주제는 크게 두 가지 이다. 하나는 공공시설로서 보건소의 새로운 비전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도시의 중요한 공공건축으로서 도시의 얼개 속에 보건소가 지닌 도시, 건축적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집을 만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처음의 주제가 ‘공공시설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일이었다면 두 번째 주제는 ‘새로운 지역성에 대한 창조적 해석’으로 이 땅에서 건축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맞닿아있었다.


보건소- 공공시설로서의 새로운 비젼과 실천

환자를 위한 공간에서 건강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관공서라는 이미지는 오랜 세월 동안 시민들에게 권위적인 공간으로 그리고 문턱을 지닌 공간으로 각인되어왔다. 보건소의 경우는 권위적인 공간은 아니더라도 저소득층의 환자나 유흥업소의 종사들이 다니는 곳 정도로 인식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1995년 만들진 보건소의 미래상은 건강한 사람들이 언제나 편하게 와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정보를 얻어가는 곳, 노인과 어린이, 산모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 건강과 복지를 매개로 지역의 커뮤니티가 일어나는 장소, 진료에 앞서 예방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 으로 설정되었다.
비전을 이루기 위해 제일 먼저 현실적인 한계들을 집어 나가야했다. 적절한 규모의 면적을 산정하는 일, 그리고 주어진 예산에 맞도록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일, 보건소의 다양한 기능에 얼개를 만들어 주는 일, 미래의 변화와 증설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연구했다. 이상적인 보건소를 구현하기위해 가장 현실적인 제약 조건을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하는 설계의 과정은 많은 인내를 요구했다. 그런 도전을 통해 처음에 설정했던 공공보건의료시설의 비전을 구체적인 건축공간을 통해 실현할 수 있었다.

진료중심에서 예방과 교육 그리로 재활로
과거의 보건소가 진료위주의 공간으로 되었다면 새로운 보건소에서는 예방과 교육기능이 대폭 강화되었다. 산모와 어린이를 위한 영양교육, 각종 질병예방법에 대한 교육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각종 성인병교육과 운동교육 등 다양한 방식의 예방, 교육공간이 요구되었다. 이를 위해 일일이 교육 공간을 별도로 만드는 것은 규모의 한계로 불가능 했다. 별도로 다목적실을 만들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용공간의 일부를 활용하거나, 식당이나 상담실, 자료실 등의 공간을 시간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제공하는 재활치료 공간이 대폭 확충이 되었다. 아울러 건강검진실, 노인 복지센터, 한방 치료실 등이 결합하면서 건강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기능들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다양한 기능들이지만 베드를 공유한다든가 관리자의 수를 최소로 유지할 수 있는 공간구조를 갖도록 하여 적은 면적과 예산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중심
새로운 보건소에서 커뮤니티의 공간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보건소는 지역사회의 단위별로 마련되어 있고 또 그 곳에서 교육과 휴식, 치료가 제공되므로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모두 구비한 시설이다.
보건소의 중심공간을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설정하고 그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휴식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진료 접수를 위한 대기공간을 겸하는 중심공간은 다양한 보건소의 기능들이 만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장으로 조성되었고 대개는 2층 높이의 공간으로 만들어져 입체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목적실을 두어 교육, 세미나,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커뮤니티을 위한 프로그램을 보건소에서 개설할 여지를 만들어 내었다. 다목적실은 건강정보실이나 라운지 스페이스와 연속되어 커뮤니티를 위한 하나의 영역을 이룬다.

기능의 효율적인 재조직과 공용공간
보건소의 여러 진료실 등은 일정한 모듈의 크기로 연속되어 진료환경의 변화에 따라 모듈을 조정하여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임상검사실 x-ray실 등 진료지원시설도 적은 면적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두었는데, 현장 담당자들의 조언을 설계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보건소의 행정 시스템은 조직의 이동이 잦은 편이므로 행정실 등은 변화에 적응하기 쉬운 방식을 염두에 두었다. 대체로 공간을 단순하게 조직하여 경량칸막이나 가구 등의 이동으로 쉽게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오픈 플랜의 오피스는 적은 면적으로도 여유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한편으로는 여직원 휴게실, 옥상정원, 식당 등도 계획하여 직원들을 위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주어진 면적 내에서 각 기능들을 원하는 만큼 배치하다보면 공용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진다. 공용공간의 한계는 많은 지혜를 요구했는데 공용공간을 집적시키고 좋은 공간감을 주는 방식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중심이 되는 공용공간은 충분한 규모로 계획하면서 동선을 짧게 처리하여 공용공간의 수요를 줄이고 한편으로는 2층 높이의 공간감을 준다든가 마당과 면하게 공용공간을 처리하여 같은 공간이라도 넓게 보이고 활용에 유리하도록 계획했다.
보건소의 외부공간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졌는데 마당을 적극 도입하여 어린이와 노인들이 휴식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보건소의 외부공간은 주변의 이웃들에게 개방하여 근린공원처럼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지역성의 발견과 도시, 건축의 새로운 문법

‘도시의 건축’으로서 보건소
공공건축이 가져야 되는 미덕중에 중요한 것은 그것이 들어섬으로서 도시가 보다 나은 환경으로 변모되어야한다는 점이다. 건축가로서 보건소를 설계하면서 이 사실을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기며 지냈다. 보건소는 늘 도시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세워지고 상당한 크기의 대지에 지방도시의 다른 건물에 비해 큰 집으로 지어지게 되는 현실을 생각할 때 보건소는 분명 도시의 전체 환경 속에서 계획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 군수 등에게 보건소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가장 강조하여 설득한 것은 보건소를 지으면서 시와 읍의 도시의 공간이 더 좋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경보건소, 옥천보건소, 홍천 보건소 등 대부분의 보건소프로젝트는 건축프로젝트이기도 했지만 도시공간을 조직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건축물이 도시의 의미있는 공간이 되는 것은 건축물 자체의 성과를 통해 얻어지기도 하지만 도시와 적절한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을 통해 달성된다. 도시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리고 건축은 어떤 문법으로 구축되어야 하는가. 이 무거운 질문은 결국 ‘지역성’의 문제와 중, 소도시에서의 도시, 건축의 문법에 대한 주제로 향하게 된다.


지역성은 가능한가
전국 각지 수많은 도시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어떻게 지역성을 건축에 담아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늘 마음속에 품고 다녔다. 지역성이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유통기간이 지닌 단어로 보이지만 개개인이 나름의 특별함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심리적, 존재적인 기반인 것처럼 어떤 지역의 커뮤니티가 작동한다면 스스로의 특별함을 담아내는 물리적 공간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 또한 우리 도시들 역시 특별한 물리적 공간을 지닌 것을 기억한다. 서울의 명동, 부산의 광복동, 런던의 웨스트엔드를 떠올려 보면 도시의 특별함은 늘 도시공간과 함께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막연히 ‘지역성’이라는 단어는 건축가에게는 커다란 짐이다. 그것은 ‘전통’이라는 단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지켜야하고, 무엇을 위한 것이지도 모르고 건축화 해야 하는 고통스런 무게인지도 모른다. 지역성이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지역문화의 축적이라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미래의 지역성을 현재 속에서 찾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면, 사실 지역성의 지문조차 사라져버린 이 시대의 건축에 새로운 무늬를 새겨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보건소의 연작작업을 통해 하게 되었다.
즉 개별적인 건축의 재료와 구법에서 출발한 지역성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 문화적인 특징들, 미래의 비전들이 도시공간과 건축의 포즈에 투영되면서 새로운 지역성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경영위치의 보건소, 의료원 연작들은 바로 그런 지향점을 바라보면서 이루어졌다.

집적된 시간과 공간의 재구축
도시공간은 집적의 역사이다. 세월을 견디면서 그 땅위로 수많은 삶의 흔적이 집적되고, 또 사라진다. 보건소의 부지들은 많은 경우 오랜 시간 만들어진 도시조직 위에 위치한다.
따라서 보건소를 설계하는 일은 주위 도시조직과 반응하면서 서로 다른 역사와 시간을 지난 도시와 건축과 새로운 보건소의 건축과 관계 짓은 일이었다.
문경시의 경우 그 부지가 과거에 시청이었던 기억과 현재의 대지가 시장의 공용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 그 모두를 새로운 프로젝트에 담고자했다, 또한 도시 패브릭을 구성하는 좌표들과 동선의 흐름들을 입체적인 구성 속에 담으려 했다.
옥천군의 경우 오랜 기간 유지되어온 도시 중심가로의 연속성을 새로운 건축에 담아내어 도시의 시간과 도시의 공간 이 모두를 건축공간 안으로 끌어들였다.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이 집적되는 장소가 된 것이다.
홍천군 보건소의 경우에도 새로 만들어진 대규모의 오픈스페이스에 정면을 대응하면서도 후면의 올망졸망한 골목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보건소의 매스는 서로 다른 도시의 시간에 대면하고 있으면서 서로를 집안에 끌어들인다.
도시의 시간과 공간과 반응하면서 건축은 시간과 공간의 집적체가 되어가고 도시공간은 새로운 집과 함께 재구축된다.

서로 다른 시대의 풍경 속에서
보건소가 위치하는 도시들은 한결같이 나름의 특별함을 갖고 있었다. 포항과 같은 공장지대 한가운데 부지가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주위의 주거지가 조성되기 전 허허 벌판에 놓여지는 당진과 화성과 같은 경우도 있었다. 아산과 같이 밀도 높은 도시 한가운데 놓여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강화와 같이 도시와 전답의 경계면에 놓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우리도시들은 서로 다른 문명과 진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집을 만들어가는 단서들을 만들어 주었다.
포항처럼 제일 기계시대의 풍경을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면 당진의 경우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주변의 환경으로 해서 오히려 자족적인 소우주를 보건소의 부지 안에 구축하려했다. 기장과 같이 미래의 개발이 확실해 보이는 들녘을 향해 정면을 만들어 대응하는 적극적인 표현도 있었는가 하면 홍천의 경우처럼 담담한 파사드를 만들어 대면하고 있는 도시공간의 배경막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토록 서로 다른 우리도시의 풍경과 존재 방식은 보건소 프로젝트를 통해 상호의존적으로 표현되었고 지역성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집을 만들어내는 생성문법으로 진화한다.

프로그램 속으로 침투하는 대지의 상황들
보건소의 프로그램은 자체적인 요구에 의해 설계 전에 주어지지만 설계과정을 통해 대지와 주변 도시의 관계 속에서 재조직되었다.
제철도시 포항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내고자 했던 포항보건소의 경우 주변 공장의 매연 때문에 공기정화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러한 비용의 증대는 집의 단순한 구성을 요구하면서 철골 구조미를 단순한 매스에 담게 했다. 강화와 영동의 다정한 마을의 풍경은 집의 구성에도 영향을 주어 분절된 매스와 다채로운 마당을 만들어내었다. 각각의 분절된 매스에는 노인 시설, 어린이를 위한 공간 등이 배치되면서 보건소의 공간이 마을의 일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굴토장을 기부하여 만들어진 고성보건소는 절개면에 노출된 지층이 고스란히 중심공간의 경관으로 이용되었다. 한편 아산의 경사진 도로면은 부지 안에 램프를 형성하며 입체적인 프로그램의 체계를 이루게 했다.
이렇듯 다양한 조건속에서 만들어진 대지와 대지주변의 상황들은 보건소의 프로그램으로 침투해 들어와 도시-건축의 관계망을 새롭게 구축한다.


집을 생성하는 ‘집 내부의 외부’ 또는 건축 내부의 도시공간
긴 담을 따라 안내되거나 경사로를 따라 가다 만나게 되는 주공간은 많은 경우, 두 층 높이로 개방된 볼륨(volume)을 갖는다. 이 공간은 민원인을 위한 두 개의 레벨을 하나의 영역으로 통합하며 보건소의 여러 이벤트들을 발생시키고 완충하는 장소이다. 또한 진료시설, 진료지원시설 등의 여러 프로그램들이 엮어지는 장소일 뿐 아니라 그것들을 구성하는 재료들과 다양한 빛이 조우하는 내부의 마당이기도 하다. 중심공간은 외부의 마당과 연속되면서, 관념적 중심일 뿐 아니라 그라운드 레벨과 이층에서 각각 도시와 직접적인 통로를 갖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게 된다.
중심공간과는 중정은 둘러 싸여진 고요한 장소이다. 그 곳은 진료 중간에 환자들이 휴식하거나, 일에 지친 직원들이 조용한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된 공간이자 내부에 빛과 공기를 제공하는 추상화된 자연이기도 하다. 중정은 투명한 통로를 사이에 두고 중심공간과 시각적인 연속성을 갖는다.
보건소는 빽빽한 기능공간의 배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정작 보건소를 좋은 공간으로 조직하게 하는 것은 ‘집 내부의 외부’들 즉 건축 속에 깃들여 있는 도시적 공간들이다.

도시의 새로운 경계면
대지를 감싸고 있는 여러 재료와 스케일들, 그리고 다양한 도시적 관계들이 보건소의 공간에서 만나고 있다. 주변의 풍경들이 보건소를 이루는 소재로 다시 인용되고 간선도로의 속도와 주거 단지의 흐름이 보건소의 프로그램과 공간 속에 스며든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그리고 그것의 해석과 극복을 통해 집은 비로소 그 형태를 획득한다. 건축은 기능을 담는 볼륨이기도 하지만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이며, 역동적인 경계이자 그 모든 그물을 뚫고 날아가는 화살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필요(use)와 맥락(context), 개념(concept)과 수사(rhetoric)를 넘어서서 하나의 작은 우주로 세계 속에 놓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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