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콘텐츠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김천 학이재

위 치 경북 김천시 남면 오봉리 196-1 외 3필지
구 분 신축
용 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3,065 m2 지상층수 1
건축면적 313.54 m2 지하층수 -
건폐율 - 구조 한식목구조
연면적 313.54 m2 용적율 -
작품설명 김천 학이재는 금오산을 배경으로, 마을 가운데 봉긋이 오른 대지에 자리한 집이다. 주민들이 해마다 제를 지내던 팽나무가 단단한 바위를 끼고 넓은 가지를 펼쳐 집의 초입을 지키고 있다. 2010년 건축주는 가족이 살 안채를 지어놓고 우리를 찾아왔다. 손님들이 놀러와 모임을 할 수 있는 소박한 사랑채를 지어달라고 했다. 무엇보다 ‘여럿이 같이 목욕할 공간’을 부탁한다고 했다. 한옥을 설계하며 건축가로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제안해왔지만, 건축주에게 이렇게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참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사랑채와 목욕채 사이에 마당을 두고, 회랑으로 잇는 구성을 계획하였다. 건축주도 좋아했지만, 나중에 현장을 여러 차례 돌아보니 주변의 경관, 특히 금오산의 풍경을 집 안으로 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욕탕에 몸을 지긋이 담그고 웅장하게 펼쳐진 금오산 배바위의 전경을 사람들이 즐기는 상상을 하며 다시 계획한 것이 지금의 안이다.

사랑채와 더불어 문간채도 계획하였다. 경사로를 따라 올라 약간 넓은 마당을 두고, 4칸의 솟을대문을 배치하였다. 대문을 지나면 기다란 마당 끝에 사랑채 누마루가 보인다. 다가가 그 앞에서 발길을 돌려 몇 단을 오르면 넓은 마당이 나오고, 시야가 트이며 금오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사랑채는 마치 ‘집게’처럼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목욕채를 두고, 큰 마당에 ㄱ자 모양으로 몸을 내밀어 안채와 대각선으로 마주한다. 안채와 사랑채를 가까이 두어 친밀하게 짜인 마당도 생각 하였지만, 주변의 산세와 풍경을 담으며 다양한 작업이나 행사를 할 수 있는 ‘시원한 마당’을 두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였다.

대청과 마루 그리고 목욕하는 공간을 한 쪽에 놓고, 다른 쪽에 이것을 지원하는 ‘서비스 공간’들을 나란히 놓는 기능적인 배치를 하였다. 더불어 이들 다락과 주방, 탈의실, 화장실 등을 ‘여유 있고 친밀한 스케일’로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기능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이 다르지 않은 따스하고 검박한 전통건축의 공간들을 떠올리며 만들어 보았다. 한편, 설계과정에서 컴퓨터프로그램(캐드와 스케치업)으로 구현한 공간과 단면을 결합하여, 전체적으로 공간을 파악하며, 마감과 디테일을 다루는 표현법을 시도해 보았다. 오늘날의 한옥에 있어, 한옥건축의 설계영역을 확장하여 현대건축과 공유할 기반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지도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