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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니 일산어린이집

위 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699
구 분 신축
용 도 노유자 시설 
대지면적 744 m2 지상층수 3
건축면적 441.03 m2 지하층수 1
건폐율 59.28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연면적 1431.71 m2 용적율 133.16 %
외부마감 적삼목, 점토벽돌, 외단열시스템, T18 복층유리, 콩자갈심기 내부마감 고무탄성바닥재, 온돌마루, 실크벽지, 아크릴페인트, 비닐페인트, 암면흡음판
작품설명 모든 시설은 이용자가 있다. 설계를 시작할 때면 그런 결심을 한다. 예를 들어 노
인시설이면 노인을 진정 사랑해야지. 공부하고 이해하고 느끼고. 오피스라도 그
렇다. 오너(발주자 혹은 건축주)를 위한 건물이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건축을 그
리리라 하고 말이다. 그러나 매번 그러한 초심을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유지하
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시설은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다. 아이 중에서도 간난아이부터 2~ 3세, 4 ~5
세의 어린아이들이 주된 사용자이다. 가구의 치수, 기구의 치수, 아이들의 행동,
아이들을 위한 건물의 견학조사 등등, 공부할 것이 너무도 많다. 공부를 시작하
는 듯하다가 이러저러한 일에 치여서 여지까지 하던 투로 그냥 건물이 되어간다.
사용자를 위한 건축이 아니라 당면한 도시계획, 건축, 인허가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로서의 건물.
설계가 손을 떠나서 건물로 되고 나면 늘 그런 설계 당시의 게으름에 대한 아쉬움
이 있다.
조금만 더 애를 썼으면 좋았을 터인데 하는 생각.
공간만들기에 관심을 갖는다. 사람에 비유하면 건축의 외형은 사람의 생김인 것
같고, 공간은 마음인 것 같다. 때로 얼굴은 마음씨와 들어맞기도 하고 얼굴과 마
음이 따로인 것 같기도 한 어떤 사람에 대한 경험처럼, 건축도 공간의 느낌과 형
태의 이미지는 서로 어울리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기도 하다. 아이들은 한쪽으로
는 트여있지만 ‘ㄷ’자처럼 되어 있는 건물에 둘러싸인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생활한다. 대지여건상 마당이 너무 좁아서 한쪽의 건물은 한 개층반을 들어 마
당을 넓히고, 길로 트인 마당에 중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ㄷ’자 끝에 허공에 떠
있는 다리를 질러서 공간적으로 느낌상 닫힌 영역을 만든다.
공간 만들기는 형태에 있어서 입체감과 관계가 있다. 안으로 들어간 입체감(3-
dimensioneffect)이랄까. 중정이 그렇고, 위로 혹은 아래로오픈된 바닥이 그
렇다. 늘 과도함과 의식적인 시도가 싸운다. 형태와 공간의 관계도 그렇고, 재료
와디테일의 관계도 그렇다.
보기에 좋고 사용자에게 좋은 그 가운데의 적당함을 찾는 작업이다.
어린이집은 주택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주택에서도 아이들의 생활이 있고, 교
육이 있고, 휴식이 있다. 아이들은 어른과 함께 그 공간에서 이동하고, 밥 먹고,
놀이한다. 보다 체계적인 교육적인 목적으로 어린이집은 계획되지만, 쉬운동선
과인 식성, 상호 시선의 소통 등은 여느 주택과 다를 것이 없다. 아마 반층씩 오
르면서 조금 쉽게 각 층의 평면을 접근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그렇게 주택과의 유
사성에서 연관이 있다(다른 이유는 필로티 천정을 1. 5층으로 높이려는 의도와
병행된 것이다). 반층씩 오르는 각층의 접근은 전체 건물에서는 두 개의 다른 레
벨의 지붕을 만든다. 놀이와 교육의 장소가 부족한 도시형 어린이집에서 다른 레
벨의 지붕으로 좋은 야외 공간이 된다. 높은 레벨의 장소는 바닥에서와는 다른 시
각적인 공간과 조망을 경험하게 한다.
어린이 건물에서 건축 형태가 어린이다운 상징 혹은 비유가 되어야 하는가가 계획
내내 동안 고민거리 중에 하나였다. 서양의성 탑이나 뾰족 지붕, 삼각형, 사각형의
기본도형, 노랗고 빨간 강렬한 색의 도색은 유혹이기도 하고 무의식적인 규범으
로 간섭해 왔다. 일부러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주택처럼, 도시처럼 아이들이 늘
겪게 되는 일반적인 건축의 형태와 재료와 색깔로 접근하여도 좋을 것 같았다. 굳
지 어린이집에서만 아이들이 유아다운 색과 형을 경험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그렇지만 공간의 크기와 높이는 보다 어려운 문제였다. 교사의 공간과 어린이의
공간은 늘 겹치고, 어린이는 발육기에 있고 안전상의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 부분은 치밀하게 연구되지 못했다. 이 건물은 우리가 설계하는 ‘푸르
니 어린이집’의 두 번째 프로젝트이다. 건축주는 우리보다 여러 가지 축적된 데
이터와 운영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건축주의 절대적인 도움을 받았다.
외벽의 주된 재료는 목재가 사용되었다. 너무 짙은 색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탈색
에는 조금득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의견을 참는다. 나무는 느낌이 좋
은 재료이다. 관리상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나무를 외벽에 사용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중정을 향하는 부분은 복도와 홀의 공용공간이 둘러져 있고, 대부분 유리
로 마감했다. 소통과 감시와 공간적인 경험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현대건축에서
유리는 사실 거의 만능의 건축 재료이다. 무거운 건축을 투명성과 함께 날아갈 듯
가볍게 만들고, 조망을 가능하게 한다. 칸막이나 외벽, 심지어 바닥, 지붕, 천정
어느 것에나 가능하고 매끄러운 표면과 투시효과는 현대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연
다. 물론이 <푸르니 일산 어린이집>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했지만
투명한 난간으로서 안정성과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은 어린이를 위한 건축
에서 다양한 공간적 체험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좋은 여지이다.
공간, 형태, 재료, 영역 등 조그마한 시도들이지만 그런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프
로젝트이다. 이곳에서 놀고, 생활하고, 먹고, 자는 아이들이 겪는 건축 공간들의
체험이 그들의 풍부한 인성의 바닥에 가라앉아 다양하고 멋진 인생을 즐기는 어
른으로 커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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