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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담은 성당

위 치 충북 음성군 생극면 신양리 573-11
구 분 신축
용 도 종교시설 
대지면적 3178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646.39 m2 지하층수 -
건폐율 19.36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연면적 647 m2 용적율 20.77 %
외부마감 성당- 점토벽돌, 스플릿블록, 일부외벽단열시스템/사제관- 외벽단열시스템 내부마감 성당- 점토벽돌, 시멘트벽돌+수성페인트, 목재마루판/사제관- 모르타르위벽지, 온돌용마루바닥재
작품설명 ‘하늘 담은 성당’은 충북 음성생극면에 위치한 시골 주민들을 위한 자그마한 성당
이다. 120석 규모의 자그마한 성당이라고 하지만 외관상으로는 실재보다 커 보인
다. 원형과 사각형의 조합, 그리고 분절된 매스의 켜들이 오히려 성당을 커 보이게
하는 것은 역학적 법칙인가. 보통은 거대한매스를 실재보다 커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분절시키는 것인데, 이 교회에서는 작은 성당을 오히려 커 보이게 하는 효과
를 주고 있다.
교회는 시골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따뜻한 감성으로 전해올 수 있도록 벽돌과외 단
열 시스템, 노출 콘크리트를 적절히 조화롭게 사용해 입면을 구성했다. 교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경제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가장 흔하게 우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재료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쓰는가에 따라 그 건축의 맛이 더할 수 있다는 건
축가의 평소 생각이 배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교회가 소박미를 드러내면서 편
안 할 수 있음도 이러한 재료의 선택이 큰 몫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면서 조그마한 시골교회를 즐겨 찾았다고 하는 서철주임신
부는 대성당이 갖고 있는 웅장함과 화려함도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지만,
풋풋한 사람의 향기가 묻어 있는 소박한 교회들이 더욱 매력 있게 느껴졌다고 하면
서, 그런 교회를 만드는 것을 늘 꿈꾸어 왔다고 했다. 이러한 주임 신부의 바람은
건축가를 선정하는 데에서부터 까다롭게 관여되었는데, 일상성을 주제로 작업하
는 건축가 이일훈씨와의 만남에 무척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건축주의 의지가 깊
이 개입된 집일수록 공개설계 공모를 통한 방식보다 소위 서로의 코드가 맞는 건축
의 파트너를 만나 이루어지는 수의계약의 형식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주임 신부가 바라는 교회는 전통적인 성당에서 보이는 회랑과 중정있는 공간이었
다. 수목이 가득한 중정에서는 갖가지 행사와 신자들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건물
은 그들을 보듬어안는 최소한의 바운더리로 존재하였으면 하는 바람.... 이는 부
족한 예산으로 인해 건축물이 아닌 식재를 통해 중정을 조성하는 것으로 변경하
고, 현재는 본당과 함께 사제관이 ‘ㄱ’자 형태로 앉혀진 배치로 마무리되었다. 그
앞은 곧 봄이 오면 심겨질 나무를 기다리는 너른마당이 존재해 있다.
출입구의 축을 약간 어긋나게 틀어놓음으로 해서 진입에 또 다른 감흥을 부여하는
본당 내부는 이성당의 핵심공간으로, 그 교의적 함의가 잘 드러나 있다. 푸른 물
빛으로 충만된 깊고 높은 홀을 지나 본당으로 진입하면, 하느님의 전당 안으로 들
어가는 또 다른 문을 만나게 되고, 그것의 영역은 단 차이로 구분해 두었다. 또다시
문의 중앙은 사제나 수녀가 다니는 출구로, 신자들은 좌우 측면으로 돌아서 진입할
수 있도록 설정해 작은 공간이지만 위계를 갖게 했다. 또 본당 좌우 측면은 슬로프
나 완만한 계단형의 넓은 회랑으로 조성해 큰 미사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들어
와도 모두 수용 가능하게 했다.
작은 공간일수록 많은 이야기를 갖게 의도한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를 발견할 수
있는 본당의 내부는 빛으로 충만한 밝고 환희에 찬 공간이다. 주간에는 별다른 조
명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세 단계의 빛으로 연출되어 있다고 주임 신부는
설명했다. 기둥 뒤쪽의 슬릿한측 창에서 들어오는 빛은 손으로 느껴질 수 있는 빛
은 사람이 주는 빛이며, 가운데 천장의 고창에서 들어오는 빛은 잡힐 듯하면서 잡
히지 않으나 두루 내부를 고르게 비추고 있는 세상에서 주는 빛, 마지막 제대 위의
고창에서 내려오는 빛은 성스럽고 고결한 영혼을 상징하는 하느님이 주신 빛이다.
종교공간의 의미가 빛의 언어로 적절히 표현되어 있는 것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서 신부는 반짝거리는 검은 석재로 마감된 제대 위에 비추인 파란 하늘을 만나면서
더욱더 기뻐한다. 마치 하느님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건축은 자연과 하늘
빛을 담으면서 조용하게 서 있다.
종교건축에서 늘상 제기되는 문제는 상징에 대한 것이다. 상징이 없이는 교의를
담는 공간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기가 힘들고, 반면 그 상징이 난발되면 근본적
으로 전하고자 하는 고귀한 하나님의 말씀의 가치가 절하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
늘 담은 성당의 외관에서 십자가 나즉물적인 오브제를 발견할 수 없는 이유도 그러
한 이유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모호한 빛의 언어로 그들이 담고자 한 교의를 가득
담아낸 공간을 만들었고, 그것이 공간을 경험한 많은 이들의 가슴으로 은연히 전
달되는 것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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