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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 K 레스토랑+주거

위 치 경기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 538-4
구 분 신축
용 도 단독주택  판매시설 
대지면적 1060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289.6 m2 지하층수 1
건폐율 27.32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연면적 326.53 m2 용적율 28.84 %
외부마감 벽- THK30 샌드스톤, 드라이비트/ 지붕: 컬러강판, 싱글 내부마감 벽, 천정- V.P 마감, 멀바우목, 실크벽지/ 바닥- 온돌마루
작품설명 한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며, 이곳저곳 눈에 띄는 카페며 식당들을 보노라면, 그렇게 못난 건물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늘 서먹함을 느껴보고는 했다. 똑같은 작업을 내가 했다 한들 더 나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었기에, 그 서먹함은 늘 정당성을 잃은 채 느낌으로만 남게 되고는 했다.
어느 날 한 지인이 퇴촌의 땅한 자락에 카페와 주인이 거주할 주거공간을 설계해 달라는 말을 건네왔다. 서울 천호동에서 거주하던 지인은 이미 퇴촌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근처에 사두었던 땅에 이 둘을 합친 건물을 짓기 원했던 것이다.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지역과는 달리, 그곳은 주변에 띄엄띄엄 토속적인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있었고, 군데군데 모텔들이 눈에 띄었다. 대지는 사방으로 낮은 산세에 둘려져 있고 바로 옆 땅 자락은 아직도 논인 그런 장소였다. 대지와 북쪽에 면해 있는 도로는 도시를 연결하는 간선 도로는 아니었으며, 주로 어떤 목적지로 안내하는 일방향성의 성격을 지닌 도로이다. 따라서 굳이 눈에 잘 띄어 많은 손님을 끌어보겠다는 상업적인 음식점을 수용하기에는 불리한 여건이었으며, 지인 또한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닌 듯싶었다. 오히려 노년을 준비하며 좋은 환경 속에 거주할만한 주택과, 이미 오랫동안 알아온 단골들 대상으로 운영할만한, 그런 음식점을 원한 것이다.
카페에 대한 고민 - 상업성
언젠가 한강 상류에 즐비한 카페들을 보며 느꼈던 서먹함은 아마도 그들의 지나치게 상업적인 모습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음식점이 상업적인 모습을 갖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왠지 건축의 본질이 상업성에 도배되는 느낌이 싫은 것이다. 그 둘이 하나일 수는 없을까? 어떻게 하면 상업적인 요소로 지나치게 기교적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을 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게 만들 수 있을까? 음식맛이야 주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내 고민은 장식이 아닌 상업적인 브랜드를 건축에서 찾는 일이었다. 또 한 가지 고민이 되었던 점은 음식점과 주택을 한 건물로 묶는 방법이었는데, 이 둘의 기능은 어느면에서 보나 스케일이 틀리며, 공적인 특성과 사적인 특성이 대립되는 것으로, 그 둘을 어찌 분절시킬지가 문제였다.
고민 끝에 결론은, 음식점 같은 집이 아니라 집 같은 음식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 어느 의미에서 건축주에게는 카페 공간도 주거 공간의 확장된 공간이요, 건축주의 생활공간이란 생각을 한 순간 갑자기 실마리가 풀리는 듯 하였다.
결국 둘의 기능은 층으로 분리를 하였지만 외관의 표현은 하나의 표현으로 통합 시켰으며, 이 건물의 상업성은 유일하게 빛과 풍경을 담은 내부공간에 숨겨놓기로 하였다.
주거에 대한 고민 - 영속성
주거공간이 이상적이기 위해서는 인간의 내재적인 존재(being)에 만족감을 줄 수 있고,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되어질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인간 존재의 영속적인 의미와 가치는 그 정신과 영혼에 있다. 애초에 주거는 피난처의 의미로 탄생이 되었고, 동시에 안식처로서, 내재적 존재의 잉태를 발아시키며 성장 발육시키는 어머니의 자궁인 것이다. 그것은 생명이 유지되고 자라기에 가장 적절한 환경으로,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신축성이 있어서 성장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서 가장 인간적인 스케일을 지닌 장소이다.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는, 끊임없이 안식처를 찾고자 하는 욕구는 바로 이런 어머니의 자궁에 대한 동경이다. 그곳은 잠재의식 속에 늘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곳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등이 높은 안락의자에 앉아 가공되지 않은 자연을 바라보며, 빛과 어두움, 질서와 혼돈, 따스함과 추위 등 항상 두 얼굴을 가진 자연과 순응하는 방법을 터득하노라면, 그것은 대항과 정복이 아니라 순응과 융화인 것을 알게 되며, 감옥 속의 속박이 아니라 진정한 피난처임을 알게 되고, 자연을 받아들여 여과시키되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그래서 거부와 초대가 공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인간은 땅이 어미로서, 주거라는 형태의 공간을 나에게 나아주었다는 진리를 터득하게 된다.
따라서 이 건물은, 이런 대지의 잠재력과 숨은 코드를 판독하고 읽어내는 눈에서 비롯되었으며, 대지의 일부인양 대지에서 솟아난 양,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계는 존재하되, 그것은 분리가 아닌 분절이며, 그 경계 양면의 이중성을 융화하려는 모호성을 표현하고, 표피적인물성의 표현보다는 내재적인 공간의 표현을 찾기를 갈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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