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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주택

위 치 경기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구 분 신축
용 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229㎡ 지상층수 3
건축면적 432.675㎡ 지하층수 -
건폐율 19.41% 구조 철근콘크리트
연면적 336.575㎡ 용적율 15.09%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T35 삼중유리 내부마감 바닥: 온돌마루 / 벽, 천장: 석고보드 위 지정도장
작품설명 도시에서 전원으로 일상을 옮기는 일은 그동안 익숙했던 생활의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일상의 형식을 바꾸어야하는 선택임에도 곧잘 잊게 되거나 버리지 못하는 것은 이미 타성이 되어버린 지난 날의 습관이다. 시간을 쪼개듯 바쁜 일상을 소화하기 위해 갖추어야 했던 빠듯한 조직이 편리함을 우선한 기능성이었다면 느린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나열하는 구성은 불편함을 전제하는 비합리성이다. 처음 100m에 달하는 기다란 계획을 마주한 건축주는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굴곡진 땅의 형국에 손을 대지 않으려는 의도와 제한이 풀리지 않고 있는 보존 녹지의 한계선으로 인해 그려진 그림이었으나 주어진 조건을 긍정으로 받아드리면 지금과 다른 새로운 일상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했기에 설득하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언덕과 언덕을 이으려던 계획을 수정해 길이를 줄이는 것으로 건축주의 동의를 얻었다. 건축은 집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집을 만드는 생각이다. 집은 사람이 사는 구체적인 형태의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함께 사는 식구, 가정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면 삶의 분위기, 가풍을 뜻하는 추상적인 지칭이 되기도 한다. 집의 내용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삶의 구성이 시기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집의 자리를 전원으로 옮기는 것은 곧 자연의 풍경 속으로 일상을 삽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땅과 건축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땅에 뿌리를 내리려면 우선 땅을 존중해야 한다.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거치며 이루어진 땅의 모습은 저절로 그리된 자연(自然) 그 자체이다. 자연을 찾아가는 행위가 자연을 망치는 것이 되지 않으려면 땅의 결과인 건축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존의 형식은 형태나 재료가 아니라 공간의 자세이다. 자연 속에 건축이 있고 건축 속에 자연이 있어야 한다. 완고한 구획이 아니라 느슨한 경계를 만들면 안과 밖은 하나가 될 수 있다. 물리적인 구획은 어쩔 수 없지만 벽을 열면 그 존재는 희석된다. 열린 공간은 그저 여는 것이 아니라 여는 이유를 가져야 한다. 자연의 모습, 풍경은 곧 열림이 만드는 관계의 이유가 된다. 어디를 어떻게 여는가는 온전히 감각의 몫이다. 기교를 동원하거나 규칙에 의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이면 충분하다. 기대한다면 새롭고 낯설고 이상한 공간에서 주인의 감각이 쉽게 동화하는 것이다. 긴 복도 곳곳에서 만나는 풍경에 익숙해지고 방과 방 사이로 틈틈이 스미는 햇살과 바람소리를 즐기게 된다면 뒷산의 숲과 앞마을이 모두 자신의 영역이 될 것이다. 건축이 제안하는 일상의 변화가 곧 일상의 진화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건축이 마련하려는 최종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글: 김인철, 사진: 박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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