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콘텐츠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농협중앙회 신촌복합건물

위 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49-31
구 분 신축
용 도 판매시설  업무시설 
대지면적 2129.50 m2 지상층수 12
건축면적 1194.78 m2 지하층수 5
건폐율 56.11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연면적 20489.78 m2 용적율 591.11 %
작품설명 이와 같은 건물에는 애초에 공극이 필요하다. 공극은 사무실을 비집고 자리 잡아, 사무의 결과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전달의 최전선은 흔히 민원실이나 판매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저층부에 놓인다. 저층부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무공간을 보호하는 전형적인 영역구분이다. 그런데 이 구분은 정말 그렇게 당연한가. 혹시 주거마저도 땅으로 내려오기 거부하는 나라의 환경이 땅으로 내려온 사무실을 상상할 수 없게 한 것은 아닌가.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 닭장 같은 공간에 들어 앉아 열리지도 않는 창밖을 즐기는 게 고작인 집을 명품이라고 우기는 나라의 국민이 땅으로 내려온 사무실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선의 목적은 그 부족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땅으로 내려온, 열린 사무를 상상하게 하는 것. 자극의 장치는 저층부의 그것에 대응하는 고층부의 공극이다.
이 공극은 일단 사무실 사용자를 위한 것이다. 내려오지 않으니 땅을 올린다. 창이 2.7m보다 높아 하늘도 더 보인다. 물론 우리의 의도는 이 장소 위로 업무와 휴식이 교차하고 층간의 숨통이 트이는, 결과적으로 승강기를 초월하는 다층적인 수직이동을 구현하는 데 있다. 하지만 그냥 헬스장으로 써서 직원들의 건강을 증진해도 좋다. 또는 무척 층고가 높은 사무실로 이용될 수도 있다. 그것도 좋다. 아마 처음에는 일이 잘 안될 것이다. 하지만 사무실로 쓰기 어렵다고 소문난 곳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단언하건데, 익숙해지면 근사하다.
더 적극적인 소망은 고층부의 공극을 동네의 주민들에게 내어주는 것이다. 업무의 특성상 이 사무실의 사용자는 동네의 주민에게 관심이 많다. 더 이상 애태우지 말고 그녀를 불러라. 전선을 확장하라. 건물의 저층을 벗어난 최전선이 사무실의 머리에 올라탄다. 에워싼다. 주민과 함께 휴식하고 주민 옆에서 일한다. 처음에는 일이 안되겠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답사가 많기로 소문난 곳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단언하건데, 익숙해지면 근사하다.
사무실과 주민이 거기서 충분히 반응하길. 그에 대한 열렬한 기대가 건물의 얼굴에 새겨져 있다. 예기치 않은 만남에 감격한 주민들의 눈물이, 최전선의 뜨거운 피가 비가 되어 내린다. 그리고 동네에 소문이 날 것이다. 밤 10시 반 즈음에 거리로 나오라고.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건국 이래 최초로, 건물이 비처럼 쏟아진다고...
지도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