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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판단지 청문각 사옥

위 치 경기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513-7
구 분 신축
용 도 업무시설 
대지면적 1009.1 m2 지상층수 4
건축면적 501.51 m2 지하층수 1
건폐율 49.7 % 구조 RC
연면적 1699.45 m2 용적율 -
외부마감 실보닛, 구로철판, 펀칭메탈, 배면도장유리 내부마감 실보닛, 구로철판, 펀칭메탈, 배면도장유리, 자작나무 합판
작품설명 소통의 과정으로서의 디자인

청문각의 건축은 우리에게 과정, 그 자체이다. 형태와 공간을 규정하는 조건과 요소가 우리의 디자인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존재를 드러내길 바랐고, 우리는 그 존재를 잡아내어 그것이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의미가 되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잘 다듬어 통합된 질서 속에서 조율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디자인의 과정은 의사소통의 과정이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초기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을 중시하였다. 처음에는 매우 거칠고 하찮아 보이던 내용들도 진지하게 거론되었고 이후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초기에는 재미있고 실험적으로 보이던 내용들도 건물의 전체 개념을 유지시켜 줄만한 의미를 획득하지 못하거나 다른 요소들과 융합되지 못하면 폐기되거나 수정되었다. 이러한 결정의 대부분은 아름건축 내부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중규모 이하의 건물은 소장과 프로젝트 담당자의 체제 속에서 디자인이 결정되고 수정과 보완을 거쳐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 그러나 다행히 청문각의 설계 스케줄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었고, 건축주가 제시하는 프로그램도 우리를 옭아맬 만큼 딱딱하지 않았다. 초기의 개념을 잡아가는 4개월여 동안 우리는 여러 단계의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진행하였고, 그 속에서 겪은 시행착오의 과정 속에서 조금씩 건축의 틀을 잡아나갔다. 실제로 아름 내부의 프레젼테이션 과정은 디자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변에 머물던 설계스텝들을 주체로 끌어들여 훈련시키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고, 그 과정의 결과물을 그대로 건축주 브리핑으로 활용하여 따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
초기의 과정은 당연히 대지를 둘러싼 조건과 건축주가 제시하는 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이었다. 대지는 파주출판단지 내에서도 좋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동쪽으로 심학산이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 펼쳐진 오픈스페이스의 자연녹지, 그리고 서쪽으로는 멀리 한강에 이르는 조망을 가진 대지에 들어서는 건물이 자연과 어떻게 서로 호흡할 수 있을 것인가가 설계에서 공사 마무리까지 중요한 요소였다. 또한 창고, 로비 및 휴게공간, 업무공간(임원실, 회의실, 일반 업무공간 등), 게스트하우스 등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는 공간들이 서로 적절히 연결되고 차단되면서 이 모든 공간을 아우르는 즐겁고 다양한 경험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각자의 영역을 갖는 공간들을 통합시켜 주면서 자연과 경관을 받아들이는 내부의 비워진 공간을 설정하고, 이 비워진 공간을 중심으로 남쪽에 모듈화 된 업무영역, 북쪽에 관리영역을 배치하였다. 또한 높은 층고의 창고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창고가 전체건물의 경관을 장악하지 않도록 로비와의 진입레벨 분리, 공간의 중첩을 모색하였다.
건물 내부로 진입을 하게 되면 심학산의 자연이 펼쳐진 로비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 공간은 긴 램프를 따라 투명하게 펼쳐진 아트리움으로 전개되면서 자연스러운 동선이 이어진다. 아트리움에서 외부와 내부의 경계, 외피와 내피의 개념은 사라지게 되며, 아트리움과 업무공간을 제어해주는 장치로 형성된 INNER SKIN이 건물의 또 다른 표정이 된다. 이 아트리움과 INNER SKIN은 각 공간들을 연결시켜주는 계단 및 연결 브리지와 어우러지면서 이 건물이 품고 있는 시각적, 공간적 중심을 이루게 된다. INNER SKIN의 내부는 수납 및 설비시스템을 담고 있어서 출판사라는 특성상 필요로 하는 기능의 보완을 담당하였다.

더불어 집필 공간 및 주말주택으로 사용될 게스트하우스는 그 특성상 업무공간과 별도의 동선으로 구분하여 최상층에 독립적인 공간이 되도록 배치하였다. 게스트하우스 내, 외부에 파고 들어간 외부공간은 프라이버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옥외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율되었다.
청문각의 디자인은 과장되지 않으며, 인위적인 형태나 새롭고 실험적인 외피를 갖지 않는다. 또한 전체 단지의 마스터플랜에서 제시되었던 장방형의 형태나 오픈스페이스의 조직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조건이 부여하는 질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였고, 그 조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의 결과물로서의 청문각이 갖는 의미를 중시하고자 한다.

글/ 박훈영(아름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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