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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사료관

위 치 서울 서초구 서초2동 1376-1
구 분 신축
용 도 업무시설 
대지면적 39955.8 m2 지상층수 3
건축면적 1556.2 m2 지하층수 1
건폐율 - 구조 RC
연면적 6086.09 m2 용적율 -
외부마감 석재, 유리 커튼월, 제물치장 콘크리트, 금속 지붕재 내부마감 로비 - 석고보드위 비닐페인트
서고외부 - THK3.2 내후성강판
서고내부 - 시멘트몰탈위 무독성페인트
작품설명 건물은 언제나 주변을 향해 열려 있다

그리고 그 주변과 함께 건물은 풍경과 재료와 사람이 엮어지며 만들어진다. 이 건물이 존재하는 한 수많은 사람이 드나들 것이고 크고 작은 무언가의 일을 위해 모여들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행위는 건물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쪽 면은 고속도로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사람을 위한 것이고, 동쪽 면은 서초구청 주차장이나 양재고등학교 교사에서는 바라보이는 응시의 대상이 된다. 건물로 에워싸인 공간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또 다른 산책로가 되고, 외교센터에서는 우면산과 함께 바라보이는 풍경의 하나가 된다. 건물의 네 면은 이러한 기대와 응시에 대응하고 있다.

오전이면 동쪽의 빛을 받아 톱니 모양의 창으로 통해 들어온 빛이 내부를 비추고, 점심시간이 되면 선큰 가든에는 우면산 자락의 녹음과 함께 따뜻한 빛과 그늘 속에서 지낼 수 있다. 이 공간은 외교사료관 가족의 사적인 정원이다. 강당도 직원만의 것은 아니어서 좌석은 120석밖에 안되지만, 우리나라 외교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늘 개방되어 있는 문화공간으로 쓰일 것이다.

건물은 외교센터의 중심축에 맞추어 고속도로와 나란히 앉혀야 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외교사료관 등 세 개의 건물이 L자로 대지 전체를 에워싸게 되었다. 다만 기능과 형태가 똑같은 건물을 위치만 바꾸었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주진입의 옥외 계단 수가 많아졌고, 진입해 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다소 건물이 높아 보이며, 남쪽의 선큰 가든이 깊어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전에 지정한 위치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고, 이웃하는 외교안보연구원, 양재고등학교, 자연과 함께 외부공간을 더 넓게 에워싸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외교사료관은 우면산 북쪽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고, 그 앞에는 외교센터와 외교안보연구원이 있다. 이 건물은 이름 그대로 우리 정부의 주요 외교 문서 등을 분류, 보관하기 위한 곳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 건물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외교문서 보존서고다. 그리고 다른 여러 기능도 이 보존서고를 위해 존재한다. 외부에 대해 아무런 표정도 없이 굳게 닫혀 있는 이 서고가 이 건물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단순한 형태의 외교사료관에 비하면 연구원의 남쪽 마당, 우면산 자락 그리고 서쪽을 스쳐 지나가는 고속도로 등 이 건물을 둘러싼 외부공간은 너무 넓다. 또한 지상면적 중 닫힌 보존서고가 약 반 정도이고 공용면적도 많지 않아서 남북의 진입동선 방향을 따라 크고 작은 공간이 전개되게 하였다. 1층 로비 앞의 넓은 마당, 외벽과 서고 사이에 마련된 좁고 길게 지하에서 천장까지 트인 공간과 지하로 내려가는 직선계단, 그리고 지하에 마련된 비교적 넓은 선큰 가든을 통해 풍경을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했다. 1층의 외교전시관도 외부에 개방된 것이어서, 방문객이 좁은 로비의 연장으로 인식하는 데 꽤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재료는 전체적으로는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였고, 보존서고에 대해서는 내후성강판을 썼다. 보존서고의 닫힌 매스를 조형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내후성강판이 내부에도 그대로 연장되어 있다. 샌드 블러스터 처리를 한 1층 외교전시관의 외부 유리는 보존서고의 매스가 독립되어 보이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서측면은 불규칙하게 마감된 지하층의 화강석 마감을 하나의 포디움으로 삼아 노출 콘크리트 벽과 내후성강판의 매스가 올라가 있는 단순한 형태를 구사하였다. 정면인 동측면은 보존서고 앞의 유리면과 사무실 영역의 노출 콘크리트 프레임으로 되어 있다. 유리면은 평탄하게 하지 않고 톱니 모양으로 분단시켜서, 외부의 풍경을 달리 비추는 두 개의 면이 유리를 통해 보이는 안쪽의 내후성강판과 함께 겹쳐 보임으로써 정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자칫 분리되어 보일 좌우의 두 부분은 콘크리트 프레임을 불규칙하게 배열된 갤러리 행거 도어로 완화되어 있다.

이 외교사료관의 설계에서는 당시 서울대 건축의장연구실의 박사과정에 재학중이었던 동의대의 신병윤 교수와 석사 1학년 학생들과 함께 했다. 석사 1년생들은 실무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그 대신 나에게 건축의 시작을 진지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또한 말할 나위도 없이 김창원 소장을 비롯한 삼우설계팀은 기본계획이 잘 실행되도록 실무의 전체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또 다른 동료였다.

글/ 김광현(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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