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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문화의전당

위 치 경남 김해시 내동 1131
구 분 신축
용 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31326.09 m2 지상층수 4
건축면적 12791.31 m2 지하층수 2
건폐율 40.83 % 구조 철골트러스+RC
연면적 43782.2 m2 용적율 -
외부마감 THK24투명복층유리, THK60압출성형시멘트패널, THK0.7아연판, THK30화강석 내부마감 바닥 - 보티치노, 인조석, 카펫타일, 원목합판마루, 비닐계타일
벽 - 화강석, 인테리어필름, GFRG
작품설명 2005년 겨울, 긴 여정의 결과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1997년 현상설계 당선 이후, IMF로 인해 실시설계는 2000년, 착공은 2001년으로 4년여 만에 완공을 보았다. 김해공항에서 얼핏 본 탑승권에는 한 항공사만 240회가 찍혀 있어 그간의 기나긴 여정을 말해주는 듯 하다. 또한 설계안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염려의 연속이다. 때문에 공사도 설계와 마찬가지로 계속되는 일련의 과정의 중단이지 완결은 아닌 것 같다. 2년간 설계가 연기되었던 과정은, 지나고 보니 가장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 그 기간 동안 4,5회에 걸쳐 일본, 미주, 유럽의 공연장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국내의 LG아트센터 등이 완공되었으며, Artec 같은 컨설턴트의 접촉, 전진용 교수님 같은 음향전문가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무대와 운영, 기능에 관한 실제적인 자문을 해주신 김승업, 조석준, 이상봉 님의 도움도 잊을 수 없다.

시민의 장소: 도시적 융화와 용도복합
시민의 장소를 위한 김해시의 정성은 각별한 것이었다. 최초 입지를 외곽으로 정하였으나 기획과정의 자문을 과감히 수용하여 현 위치로 옮긴 것이 약 10년 전이다. 부지는 북쪽의 연지공원과 남쪽의 할인매장, 영화관 등 상업시설로 둘러싸인 현대적인 김해의 중심이며, 해반천을 경계로 국립김해박물관과 함께 가야의 유적인 구지봉, 허왕후릉, 대성동 고분으로 이어지는 역사 벨트와 마주하는 의미 깊은 장소이다. 이러한 상황은 정면인 동측으로는 과거로의 상징들로 관통되는 사색의 길이 상부에 형성되고, 남북으로는 일상의 삶을 담는 저자거리가 형성되는 단서를 제공하였다. 상부와 하부로 나뉜 입체적 동선의 교차로 결정되었고, 대지가 접한 주변은 건물에서 뻗어 나온 통로들로 대지 내로 연결되고 건물 스스로 통과로가 된다. 스포츠 센터는 빙상장과 수영장이 주요 시설로, 김해 문화의전당의 운영에 재정적인 도움을 주는 시설이 된다. 그리고 시민이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스포츠 센터는 대지의 전면 지하에 위치하여, 에너지 절약과 상부에 조경 광장을 형성한다. 주 건물에는 1464석의 대공연장과 540석의 블랙박스형 소공연장과 부대시설, 연습실이 있고 전시실, 영상미디어센터, 문화강좌, 어린이시설, 로비, 레스토랑 등이 구성되어 이용자들이 항상 존재한다.
관객들의 접근 시퀀스로서 지하주차장에서부터 공연장까지의 진입 과정은 실내에서 면밀히 배열되었다. 또한 로비에서의 교류는 공연만큼 중요한 것으로 원형계단과 공중 통로가 설치되었다. 넓고 높은 로비는 가장 중심 공간으로 지붕은 김해 고대 토기의 형상에서 유추되었고 지붕과 측면의 투명한 창을 통해서는 주변 가야 유적의 정경 감상이 가능하다.

공연과 건축: 인티머시의 구현과 진정한 다목적 홀
공연장의 계획 중 가장 정점은 오디토리움, 즉 객석 계획에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수용인원과 시선계획, 중요한 건축음향계획으로 볼륨을 정하고 조명, 전자음향, 무대기계를 위한 객석에서의 기능 계획을 하는 것들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벅찬 일이다. 건축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므로, 공연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며 공연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공연 상황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인간의 관계로서 친밀성(intimacy)이라는 개념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배우와 관객, 관객과 관객 사이의 현장적 상황을 중요시하는 공연장들이 다수 건립되고 있다. 시선은 좋으나 영화관같은 정면 응시형 객석 형태는 분위기를 차갑게 만드는데 반하여, 다층의 발코니로 둘러싸인 과거 형태의 극장에서 배우, 관객의 상호작용이 더욱 활발하다. 김해 문화의전당에서는 다층의 측면 발코니로 무대까지의 거리를 줄이고 관객간의 시선 교차가 충분히 일어나도록 하였다. 그 형태는 음향적으로 우수한 슈 박스(Shoe-Box)형과 다층의 발코니를 지니는 말굽형의 절충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는 음향 조건과 무대의 조건이 완전히 다른, 상이한 건축이지만, 운영과 경제적인 이유로 대공연장은 하나만 건립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이다. 그리고 기술의 발달로 과거의 무목적 홀에서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가변 방식을 가지는 현대적 다목적 홀이 가능하게 되었다. 김해 문화의전당의 레일형 가동음향반사판은 국내에서는 처음 적용한 것으로, 그 육중함은 훌륭한 음향을 만들고 상부의 연출용 배턴을 손상하지 않아 다목적 홀에 있어 이상적이다. 음향 조절을 위해 내부공간은 최대한 반사 모드로 만들고 천장과 벽체의 흡음 커튼으로 잔향시간이 1.6초에서 1.2초로 가변된다. 객석 외부에서의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 공연장과 로비의 구조를 분리하였다. 또한 1/10 모형으로 사전 검토를 하여 재료와 형태를 보정한 점도 국내 최초의 시도였다. 내부의 재료는 5cm의 목재나 GFRG를 음의 반사확산재로 썼는데 착색한 GFRG는 그 질감으로 내부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건축가는 공공부분에 대한 관심이 많아, 심지어 공연 공간 자체도 공공화하여 하나의 이벤트 공간으로 개방하고자 하는 시도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다목적은 콘서트홀인가 극장인가 하는 기능의 문제에서 그 공간이 환상의 무대인가 참여의 제전인가 하는 관객, 배우간의 관계의 문제까지 가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공공적이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꿈같은 공간을 만들어야 하며, 진실이 아닌 가상을 리얼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공연장은 태생적 모순을 지니는 건축이기에 건축가에게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다가온다. 김해문화의전당같은 대형 공연장을 설계 완공한 경험은 본인에게 있어 행운이었지만 벗어버릴 수 없는 큰 짐으로 사용 후에 드러나는 내용에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기회가 있으면 이제는 더 잘할 것인데 하는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글/ 신동재(다울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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