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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수선 및 증축공사

위 치 서울 동구 정동 17-1
구 분 대수선
용 도 종교시설 
대지면적 3,867 m2 지상층수 7
건축면적 1,567.63 m2 지하층수 2
건폐율 41.31 % 구조 철골 철근 콘크리트 구조
연면적 10,193.33 m2 용적율 201.41 %
작품설명 첫째, 종교시설물의 대사회적 역할과 관련된 측면이다.
서울 도심 안의 크고 작은 종교시설물은 대부분 시민활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 경계가 물리적으로 닫혀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단체가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떠한 위치에너지를 갖고 있는지 따져보지 않는 태도 때문일 것이다. 도시공간에서 시설물의 소유권보다 시민의 사용권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태도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도심의 종교시설이 자신들의 영역을 열고 시민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그 부가가치는 기대이상일 것이다.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속 종교건축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로 하였으며 이 결과물이 이러한 주제에 합당한 사례라면 시민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하였다.

둘째, 도시적 맥락과 관련된 측면이다.
정동 길은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 지금까지는 주로 시청광장에서 대한문을 거쳐 시립미술관, 정동교회 그리고 중명전에이르는 코스에 시민들의 발길이 집중되고 거기서부터 경향신문사에 이르는 지역은 건물과 거리의 관계가 서먹해진다. 이 현상은 정동 길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볼 때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서울성곽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사업의 일환으로 돈의문(서대문)의 복원이 추진되고 있고 서대문 사거리의 고가도로 철거와 교남동일대의 뉴타운 사업이 완료되면 이 지역의 면모가 일신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동 길의 한 쪽 끝에 강력한 도시적인 흡인력이 작용하게 되고, 도심가로 환경의 완성도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 경우를 유념하여 역사경관에 속하는 기존건물의 외형을 그대로두고 상부 증축부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담아 주변의 변화를 수용키로 하였다. 이런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도시설계의 성격을 갖는다. 600년 정도를 내세우는 수도 서울의 도심은 지금 대규모 신축건물을 세우며 오랜 세월 누적된 시간의 켜를 지워버리고 있다. 작지만 소중한 건물들이 시간을 달리하며 촘촘히 박힌 모자이크와 같은 서울 도심을 소망하는 시민들에게 이 건물은 열려있다.

셋째, 신앙과 건축의 상관관계에 관한 측면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세계 곧 신앙의 세계가 건축이라는 물리적 현실로 구현될 때 어떤 경로를 통과하는가 하는 문제다. 프란치스코 형제들에게 있어서 이 문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잠시 맡겨주신 물질적 존재를 갈고 다듬어 영적존재로 승화시켜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최근까지도 우리 주변에서 큰 규모의 종교시설이 지어지고 있는데 일견 화려한 상업시설이나 컨벤션 센터 심지어 대형 쇼핑센터와 닮은꼴인 경우가 많다. 건축의 문제는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며 기술의 과시나 형태의 유희 또는 개인적 미학의 영역이 아니다. 건축은 누대에 걸친 집합적인 삶의 형식과 세계관에 관련된 일이다. 요컨대 건축은 정신과 진실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건축구조의 간결함 속에서 재료가 갖는 물성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빈한함 가운데 풍요로움을 찾고자 애썼다.

넷째, 프로젝트 전 과정의 기록에 관한 측면이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당대의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기획초기 단계부터 기존건물의 철거와 증축과정을 도면과 책자 그리고 사진 등 가능한 방식을 동원하여 기록하였다. 기존의 건설지가 건축공사 중심의 자료모음이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프로젝트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의 인터뷰와 의사결정 회의록, 주요자재의 유통경로와 가격, 작업인부들의 품삯과 식비, 주변지역의 부동산시세등의 세세한 사항을 수집하는 것이다. 이 기록들이 후대에 이르면 이 프로젝트를 실마리로 해서 당대의 종교와 그 시설물을 둘러싼 내밀한 풍경이 전해질 것이다.

<글·사진 : 제33회 서울시 건축상 작품집(사진작가 : 김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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