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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스퀘어 리모델링

위 치 서울 용산구 후암동 255-9
구 분 리모델링
용 도 제2종 근린생활 시설  업무시설 
대지면적 1,163.6 m2 지상층수 5
건축면적 699.86 m2 지하층수 3
건폐율 57.57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연면적 4,815.39 m2 용적율 240.08 %
작품설명 후암동은 남산으로 향하는 좁고 틀어진 골목길 마다 벽돌로 지어진 다세대 주택들이 경사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곳이다. 이 주택들 사이에 1995년 준공된 H제과연구소가 있었다. 화강석과 작은 펀치 창으로 마감된 지상 5층, 지하 3층 규모의 중앙 집중적인 형태를 지닌 건물로 90년대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건물이었다. 이 건물은 규모와 용도, 외관 등의 측면에서 이질적이고 어색한 모습으로 주변의 주택들과 부조화를 이룬 채 공존하고 있었다.

후암동 일대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 연구소 건물을 헤럴드 사옥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헤럴드 그룹은 신문사 뿐 아니라 친환경 올가니카푸드, 영어 교육, 아트 갤러리, 디자인 포럼 등 다양한 방면으로 이웃과 소통을 꾀하는 기업이다.

개방형 업무공간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제한된 예산과 일정으로 기존 건물의 폐쇄적인 구조체를 가능한 유지하는 동시에 개방적인 건축물로 개조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규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열린 업무공간의 분위기가 외부 즉 후암동의 컨텍스트와 교류함으로 동네와 어우러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먼저 입구의 위치를 좌측으로 변경시켰다. 경제적 비용을 감안해 엘리베이터와 계단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대칭적 외관의 한 가운데 놓인 계단 중심의 권위적인 입구를 없애고 자연스럽게 도로의 경사를 따라 건물을 열어주고자 하였다. 경사진 전면도로면에서는 지하 1층의 출입구가 지상층보다 더 편한 입구가 된다. 상층은 상징적인 신문사의 입구를, 하층은 올가니카 카페의 입구를 두어, 실제로 사용자 대부분은 카페입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였다.

실제적인 입구가 될 올가니카 카페는 내, 외부인 모두가 이용하는 장소가 되어 주변이웃들에게 신문사가 주는 중압감을 상쇄시키고, 헤럴드 그룹을 이해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기를 기대했다. 두 입구 사이 전면부는 최대의 용적률을 포기하고 일부 슬라브를 털어내었다. 선큰 마당으로 열어주어 지하층 부대시설을 빛과 바람에 노출했다. 연면적의 포기는 근무환경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해 주었고, 동시에 이웃과 호흡할 수 있는 외부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내부적으로는 신문사 업무 방식의 변화를 공간적으로도 재현하고자 했다. 취재, 편집, 전산 제작 등 기본적인 업무과정에는 변화가 없지만, 고정적인 자리보다는 카페에서 작업하듯 외근 중심으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했다. 좌석과 조명의 배치에서도 조직의 위계성을 없애기 위해 개방형 배열을 택했다. 또한 일련의 업무 모습이 외부에서도 쉽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블라인드가 없는 투명유리창과 단순한 외관 형태를 계획했다.

거대 구조체가 후암동의 주거문화에 부드럽게 안착하도록 하기 위해, 외장재는 주변의 다세대주택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 고벽돌을 주재료로 삼았다. 더불어 알루미늄 패널을 조합하여 창의 최소한의 변화로도 최대의 열림 효과를 얻게 함과 동시에 입면에 매끈함의 더하는 포인트 요소가 되도록 했다.

25년의 차이를 두고 진행된 기존 연구소 건물과 리노베이션된 헤럴드 신문사는 그간의 사회 변화를 반영한다. 결과적으로 헤럴드 스퀘어 리모델링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변화되어 온 사회와 조직문화가 반영된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다. 최대 용적률만을 위한 양적 중심 공간에서 개선된 환경의 질적 공간으로, 중앙 집중적 권위지향의 건물에서 평등을 지향하는 사용자 중심의 건물로, 어둡고 열악한 지하공간에서 빛과 바람이 통하는 쾌적한 공간으로, 밀폐된 요새형 공간에서 개방형 공간으로, 업무위주의 공간에서 사람들이 만나 소통하는 공간으로 변화되었다. 본 건축물과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후암동의 문화가 변해갈 것을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글·사진 : 제33회 서울시 건축상 작품집(사진작가 : 김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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