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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대신동주택

위 치 부산 서구 서대신동 3가 353, 353-2
구 분 신축
용 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1004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280.57 m2 지하층수 1
건폐율 27.65 % 구조 -
연면적 467.92 m2 용적율 40.09 %
외부마감 노출 콘크리트위 수성페인트, 고압벽돌위 수성페인트 내부마감 목조마루판깔기, 장판지위바니쉬, 몰탈위 수성페인트
작품설명 전제
서대신동 주택은 수산업을 대물림 가업으로 이어온 J사장 댁을 설계하는 일이었는데 일의 발단은 기존주택 15m지하에 지하철 노선이 통과하면서 건물구체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는 등 급격한 노후현상때문에 집을 다시 지을 수 밖에 없는 사정에서 비롯되었다. 지하철이 통과하므로서 받는 제약은 지하1층, 지상 2층이상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재산권의 제한과 지하철이 발생시키는 진동소음의 피해였다. 건물의 주변환경은 오래된 주거전용지역이었지만 최근의 개발 붐으로 중층형 빌라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독서실 등이 주거지를 잠식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었다.

처음 건축주는 여러가지 다른 용도의 건물을 짓거나 주택을 옮기려는 생각을 한듯하다. 그러나 주거 분위기가 조성된 택지 300평을 다시 마련하기란 쉽지 않고 또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탓에 현 부지에 다시 재건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 것같다. 설계를 의뢰받은 본인 또한 처음 방문한 대지여건에 매우 고무되었으며 무엇인가 좋은 작품이 생겨 날 수 있는 예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것은 주택만 들어서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을 동반하였는데 그러한 생각은 건축주의 홀가분하고 쾌적하고 편리한 삶의 주거 - 노후의 삶을 건강하고 활력있게 영위케하는 생활공간과 사회적 지위와 가족 구성원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는(모임과 영접을 위한) 만남의 공간으로 이원화 시키고 싶은 의도와 접목되어 이 프로젝트를 보다 발전적인 것으로 만들어가게 되었다. 즉 전시공간의 도입이 그것인데 이 대지가 갖는 잠재력을 평가한다면 고밀도 빌라형 주거를 짓는 것보다 소규모 미술관형의 주거가 먼 훗날 훨씬 더 많은 평가와 실제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예측에서 비롯된 것이다.

건물은 자식들의 분가를 앞둔 50대 중반의 장년 부부의 생활권과 성장한 자녀들의 방들 그리고 제사와 같은 집안 대소사를 위한 전용공간과 방문한 지우들을 위한 모임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기능들은 일상에서 경우에 따라 전용 또는 분리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기능에 따라 독립된 방들은 장차 건물 용도의 변용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복도와 계단 그리고 브릿지로 묶여져 있으며 이것은 앞서 말한 건물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맥락
서대신동의 주거지는 일본제국주의 한반도 강점하 시대에 행정기관의 관사용으로 개발된 택지이며 광복후 고급 단독주택지로 부산에서 손꼽히는 주거환경을 지닌 전통있는 주거지역이다. 80년대 후반에 급속도로 번져나간 빌라 내지는 맨션형 소규모 집합주택이 이 지역에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지역의 양상은 서울 강남의 주거지역 변화양상을 답습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단독 저층형 주거지의 분위기가 사라지게 되면서 혼재상태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단독주택은 점차 고층화된 집단주거로 변모되어가고 근린생활시설이 단순히 대지의 ‘경제성 원칙’하에 무분별하게 주거전용지역을 잠식해 들어오게 됨에 따라 얼마안가서 이 지역의 오래된 저층 단독주택들은 그레샴의 법칙에 따라 모두 없어질 것이라는 가정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따라서 건물형태는 이윽고 사라져 버릴 독립주거형태 보다는 도시적 풍경의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주변의 고층건물군으로부터 생활 프라이버시가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하고 지하철도의 소음과 인근 독서실과 성당, 유치원 등의 소음으로부터도 격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었다.

건물이 새로 지어지면서 주변의 혼재된 이미지를 정화할 수 있는 어떤 질서가 부여되기를 나는 희망하였고 또한 그것은 사람들에게 쉽게 의사전달이 가능한 읽혀지기 쉬운 건물이 되기를 희망하였다. 또한 직관과 은유라는 방법론으로 사람들에게 건축물이라는 실체속에서 나타나는 건축이라는 추상에 접근하게 하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싶었으며, 변용과 적응, 이상과 현실을 공간과 실체를 통하여 건축의 본질을 사는 사람들에게 경험케 하고 싶었다.

디자인
건물디자인의 주요소는 프레임 (Frame)과 벽면 (Wall) 그리고 박스 (Box)로서 구성주의적 배치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각 요소를 연계하거나 관통하고 있는 브릿지와 계단 그리고 중첩된 벽과 부가된 기둥과 보들은 종속적 역할에 따른 자유를 부여받고 있어 해체적 이미지로 보여질 것이지만 이것들 또한 전체적으로 보면 구성주의적 건축어휘들을 보다 세련되고 심화시키기 위한 조사(토씨)의 역할과 그 자체로 부여받은 기능들을 현실적으로 큰 과장없이 수행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물은 도로에 접한 대지 경계선에 따라 L형으로 구축되었는데 이것은 향의 고려와 도로로부터 내부공간과 정원을 보호하고 격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8m도로에 면한 동측면은 담장과 더불어 폐쇄적 파사드를 가지는데 이것은 건너편 5층 독서실과 장차 지어질 근린생활로부터 오는 시선을 차단하면서 이 집의 내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수도 있을것이다. 주거부분의 각실들은 향과 조망을 위주로 배치되어 있으며 전시시설 역시 남쪽과 서쪽으로 시선방향을 두게 되어있다. 긴 연결복도는 새로운 수법은 아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주거복합형 건물에서는 새삼스러운 시도로 인지될 것이다. 연결복도 하부에 있는 전시시설의 출입은 정원레벨 (Level)보다 한층 낮아서 도로에서 쉽게 진입할 수 있다. 건물의 외벽 재료는 이 건물을 지나치는 사람들이 쉽게 인식하고 상호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누구나 알기쉬운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즉 고압시멘트 벽돌 치장쌓기와 시멘트 몰탈 위에 수성페인트를 칠한 매우 평범한 것이다. 다만 조적형태의 긴결감있는 구성을 위하여 줄눈을 조작하여 수평 줄눈만을 드러나게 한 것인데 이 방법의 원전은 조선 정조때 구축한 수원 화성의 공심돈 외벽에서 인용되었다. 평면을 살펴보면 ‘집과 담’이 일체화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본인의 전작(前作) 서울 연남동 주택에서도 이미 사용된 바 있는 구법이다. 우리 전래의 주거인 한옥들이 가지고 있는 ‘집과 담’의 개념(집의 경계가 대지의 경계이고 이웃의 경계이고 담이기도 했다)과 유사하게 부엌과 몇개의 방들은 길가에 면해 있다. ‘집과 담’의 주요소인 ‘벽’들은 서로 중첩되어 안으로 갈수록 건물의 내재적 의미 - 은유의 심화를 사람들에게 불러 일으킨다. 즉 담안에 무엇이 있을 까? 그 속에 무엇인가 있을 것 같은 호기심에서 유발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다 주게되고 곧 이것은 주위의 관심을 끄는 건물이 되고 결과에 따라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또는 ‘친근한’건물이 되도록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즉 동리로부터 격리된 건물이 아니고 동리 사람들이 ‘잘 알려지는’ 동리 사람들에게 동화되는 디자인을 만드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친근함을 불러일으키는 ‘흥미의 유발’을 위한 소도구적 의미로서 커다란 차양막과 같은 높고 긴 담벽에 몇 개의 가벼운 원초적 형상들이 벽을 부가하거나 또는 관통하는 형태로 삽입되어 있다.

프레임과 벽체 또는 박스와 벽체 사이에 생겨나는 작은 공간 또는 공극들은 미리 계획되거나 의도된 것이며 이것들은 상호 요소들을 완충시키거나 공간의 전이를 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건물내부에서 두드러진 공간은 긴 실내 브릿지에서 느낄 수 있는 동네 너머의 자연 경관이다. 각 방에서의 경관 또한 대부분 어떤 틀 속에 나타나는 각기 다른 경관을 가지게되는데 이것은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추녀와 바깥 담 사이로 보이는 ‘자연경관의 `한정’을 연상케 한다. 내부로 심화되는 몇개의 기능적인 방들의 채광과 환기를 위하여 광정을 두었는데 빛들은 2층 높이까지 올라간 벽 사이로 들어와 정화된 빛의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거실은 2층 높이의 경사진 천정을 가지며 천정 디자인의 주요 모티브는 ‘들보와 서까래’이다. 한식문과 가구의 디자인 인용은 낙선재의 문에서 가운데 부분만 남기고 모든 문살을 삭제한다든지 출입문들에 찰스 레니에 맥킨토시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만든 문의 이미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계단 손스침은 우리 전통 목수들의 연장에서 이미지를 따온 것이며, 대문은 앙리 마티스의 만년 작업 ‘종이자르기’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내벽과 천정 또한 같은 소재의 페인팅으로 처리하여 일견 복잡해 보이는 공간의 ‘가독성’을 높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내·외부 색채선정과 부속 장식물 또는 하드웨어의 선택, 그 밖에 벽지와 타일, 커텐 및 위생도기들의 선정에 있어서도 우선 친화력을 우선으로 기준하였다. 이것들은 복잡한 공간구성을 단순하고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게하는 일종의 완화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현관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두 갈래의 검은 계단은 통일성 속의 다양성을 흘깃 엿볼 수 있는 이 건물이 가지고 있는 주요단면이다. 검은 계단 역시 반짝이는 면과 그 반대의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마치 갈림길에서 우리의 삶이 그러한 것처럼, 우리의 현재가, 그리고 건축이 그러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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