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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위 치 서울 마포구 성산동 39-13
용 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 지상층수 2
건축면적 - 지하층수 1
연면적 308.24 m2 용적율 -
작품설명 근사한 진입구, 훤칠한 로비, 친절한 안내공간과 큼직한 전시실은 여기에 없다. 정확히는 뺏다. 성산동 주택가 깊숙이 자리잡은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이라는 육중한 이름의 박물관은 일반 주택 대문보다 작은 문 하나만 외부로 열어두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큼직한 안내판 대신 안내자가 박물관 안팍을 같이 걸어주며 이야기해 준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은 실제 어디로 끌려가는지 모르고 전쟁 속으로 끌려들어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경험과 흡사하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100평 남짓의 30년 된 주택과 오랫동안 돌보지 않은 듯 무성히 자란 정원은 원래 계획되었던 박물관의 프로그램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예산과 주차 확충 등 현실적인 문제와 맞물려 일정 규모 이상의 증축이 어려웠기 때문에, 기존 주택과 담장, 옹벽 사잇 공간들은 반외부 공간으로 부족한 공간을 채워주도록 하였다. 전돌벽 주택과 그것을 에워싼 전돌벽 스크린이 만들어내는 공간들은 작은 문을 통해 들어온 관람객들에게 내부와 외부를 교차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지명설계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11년 8월 둘째 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시민단체 참가자들, 어린 학생들이 어김없이 굳게 닫힌 일본대사관 문 앞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1시간이 넘도록 시위가 진행되었지만, 대사관의 폐쇄회로 카메라만이 시위를 주시할 뿐 아무런 반응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비지땀을 흘리며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과 붉은 벽에 굳게 닫힌 일본대사관의 모습을 보며, 작아도 큰 존재감을 가질 수 있는 박물관을 세우고 싶었다. 그렇게 성미산 자락에 한 덩어리로 보이는 박물관이 그려졌다. 4만5천장의 전벽돌, 3만글자가 새겨진 기부자벽, 10년간의 모금과 9년간의 산고 끝에 지난 5월5일 드디어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건식으로 벽돌 하나하나 짜서 만든 전벽돌 스크린의 뒷면을 이용해 만든 추모실에 박물관을 찾아온 이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역사를 직설적으로 재현해 놓은 많은 박물관들과 태생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는 이 곳이 전쟁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한 피해자 할머니의 절규처럼 역사의 공붓방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쓰이길 기대한다.

[출처] 2012 서울건축문화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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