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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입재(二入齋) _하나가되어야 둘이 조화로운 집

위 치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165-6
구 분 신축
용 도 미지정 
작품설명 ‘집’을 잃어버린 현대인,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다 단독주택이라는 작업을 처음 의뢰받으면서 아파트에서 살며 잃어버린‘집’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미 아파트에 사는 방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집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거실을 중심으로 안방을 우위에 둔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은 방문을 닫게 만들어 버리고, 사람들은 방에 갇혀 사는 것이 싫어 바깥을 떠돌게 되는 것은 아닐까? 현관키를 하나씩 들고 방마다 다른 존재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식구들 마저 한 자리에 모이기가 어려우니 손님이 집을 찾아온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게 되었으며, 가족 간의 교류는 이미 상실된 현대인의 이벤트가 됐다. 그래서‘집’을 만드는 생각의 키워드를 아파트의 생활 방식을 뒤집어서 생각해 보았다. 거실과 침실을 떨어뜨려 거실에서 독립된 방이라면 닫힌 방문이 열릴 것이다. 방에서 자유로워진 거실은 손님이 편히 머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방이 안방에서 밀려난 자리가 아닌 제자리를 찾고, 거실이 가장의 소유물이 아닌 가족구성원 전체의 공유 공간이 될 수 있으면된다는 생각으로‘집’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양동마을 관가정에서 우리의‘집’을 보았다. 아파트가 아닌‘집’의 원형이 우리 한옥, 반가(班家)에 있었다. 그 중에서 내가 주목한 집은 바로 양동마을의 관가정(觀稼亭)이다. 굳이 양동마을의 관가정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옛반가는 모두 내가 찾는 이러한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공적영역인 사랑채와 가족들만이 독립된 생활을 할 수있는 사적 영역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반가야말로 내가 찾는 단독주택 형식의 원형으로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 마음에 와닿은 집이 바로 양동마을의 관가정이었다. 정자의 모양을 갖추고 있어서 비옥한 벌판을 멀리 바라보는 관가정의 사랑채는 개방적인 사랑채 마당에서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롭게 이루어 졌을것이다. 반면에 안채는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정을 중심으로 놓인 대청과 방들이 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사랑채의 내방객과 동선이 구분되어진 가족들만의 생활 영역이 보장된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공간체계를 내가 생각하는‘집’으로 옮길 수 있다면 가족들을 집에 모으고 손님을 청할 수 있는‘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거실과 침실이 서로 자유로워서 식구들의 개인적인 공간이 살아나고 사생활이 보장되니 가족중의 누구라도 손님을 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내가 설계하는 집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입재(二入齋), 상반된 둘이 하나되는집 대지를 횡으로 갈라 도로에 면한 남쪽으로 열린 마당을 두고 북향에는 집을 앉혔다. 다시 대지를 종으로 갈라서 집을 두채로 나누었다. 서쪽채에는 공용공간인 거실동을, 동쪽채에는 침실동을 앉혔다. 나눠진채를 계단실이 있는 공간으로 연결하니 뒤쪽으로 안마당이 생긴다. 이렇게 되니 큰마당은 세상에 둘러싸이고 안마당은 집이 감싸고 있다. 큰 마당쪽으로 거실동과 침실동이 철(凸)의 형태로 당당하게 나서며, 안마당은 집에 둘러싸인 요(凹)의 공간으로 편안한 일상을 담아내는 공간이 된다. 가족 모두가 함께 쓰는 공용공간이 거실동으로 독립되어 침실동의 사생활이 보호된다. 가족들의 손님이 오더라도 눈치를 보지 않고 침실에 머무를 수 있으니 언제든지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 자유롭고, 가족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큰 마당은 소나무 세 그루와 현관으로 진입하는 수공간으로 격을 부여해서 큰마당으로서의 당당하고 개방적인 외부공간이 되었다. 안마당은 홀과 식당, 안방에 면해서 내외부를 시각적, 공간적으로 하나가 되게 만들며 바닥분수로 삶의 이벤트를 연출하는 특별한 공간이된다. 한편, 필로티로 주차장을 만드니 거실은 정자처럼 들려져 외부에서나 마당에서 보이는집의 시각적인 주요타겟(View Target)이 되어 빌딩숲 속에서 기죽지 않는 당당한 면모를 보인다.
사적 공간에 있는 방들은 층으로 부모자식의 공간으로 구분되지만 중앙 홀과 중층으로 앉은 거실이 층간의 단절을 해소시킨다. 큰 마당의 소나무와 바깥마당은 외부와의 완충공간 역할을 하므로 열려 있지만 아늑한 공간이 된다.
중앙홀은 사적공간인 방으로 구성된 침실동과 거실동을 연결하면서 이입재만의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 준다. 또 바깥마당과 안마당을 구획하여 내외부 공간들의 음과 양의 성격을 명확히 만들어낸다. 음과 양이 조화되는 이입(二入), 이입재라는 이름이만들어지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즉, 중앙홀은 세상과 다투어야하는 격식으로서의 형태와‘집’이라는 공간이 담아내야 할 안락함과 풍부한 빛을 담아내면서 이 집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한다.
주도로에서는 공용공간이 직선으로, 대지에 면한 도로에서는 대문의 지붕이 곡선으로 처리되면서 조화로움을 표현한다. 외부 공간에서 현관 진입부의 수공간은 건축물의 격을 보조하는 형식(理)으로, 중정의 바닥분수는 시각적으로 풍부한 즐길꺼리(行)로 이입의 개념을 충족시키면서 이 시대의‘집’으로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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