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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번지 한옥

위 치 서울 종로구 안국동 131번지
구 분 리모델링
용 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90.63㎡ 지상층수 1
건축면적 47.92㎡ 지하층수 -
건폐율 52.8% 구조 목구조
연면적 47.92㎡ 용적율 52.8%
외부마감 사고석, 회마감 지붕-전통기와 내부마감 한지도배
작품설명 공교롭게도 사무실을 연 후 처음 맡게 된 신축 건물 프로젝트는 한옥이었다. 131번지 신축 한옥은 북촌의 남쪽 자락인
안국동에 위치해 있다. 한옥이 몰려있는 북쪽 언덕과는 달리 옛 한옥과 새로 개발된 건물들이 얼기설기 모여 있는
곳이다. 대지는 동서 방향으로 길쭉하면서, 남쪽을 제외한 세 면이 2m 정도의 좁은 도로가 에워싸는 형태였다. 사실
신축 전에도 대지에는 70년대 지어진 작은 한옥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집을 잘 수선하여 사용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막상 구조체를 남기고 철거를 진행하자 썩고 망가져 버린 숨겨진 부분들이 드러났다. 그 자체로는 도저히
건물로 유지될 수 없는 부실한 상태였기에 신축으로 방향이 선회됐다. 배치는 전형적인 도시 한옥의 구조를 따랐는데,
같은 자리에 있던 기존의 70년대 한옥처럼 남쪽에 좁고 긴 마당이 놓이는‘ ㄷ’자 집의 형상을 취했다. 일반적인
한옥처럼 대문은 집의 동쪽에 위치한다. 마당에 있는 작은 연지의 물소리는 동선의 유도장치가 되며 균일한 세살창과
수평이 강조된 담장, 그리고 대나무로 둘러싸인 마당에 진입하게 된다. 집에서 가장 큰 부분은 대청인데 겨울의
추위를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통 방식의 마루로 시공되었고, 이는 훗날 이곳을 공공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건축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동서 방향으로 긴 대지의 특성상 서쪽으로 또 하나의 빈 공간이 생겼는데
주방의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본채에서 한 칸을 덧붙여 내었다. 자연스럽게 한 평이 채 안 되는 작은 마당이 생겼고,
그곳은 원래의 남향 마당과 대비되는 보다 사적인 성격이 강한 외부 공간이 되었다. 마당과 내부 공간이 교차되며
다양한 시각적, 청각적 경험들이 벌어지길 기대했다.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구가건축의 조정구 소장님께서
후배 건축가를 위한 큰 도움을 주셨다. 실제 한옥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설계와 더불어 부재와 공간에 대한 디테일
해결 및 일련의 시공과정들의 연계에 의해 완성되는 법이기에, 한옥을 처음 진행하며 곤란을 겪고 있던 시공 착수
단계에서 기꺼이 공동작업의 형태로 집의 완성을 위한 해결책들을 제시해주신 것이다. 현대 건축가와 한옥의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국동 한옥에 대해 가졌던 입장은 전통을 복원시킨다는
개념이라기보다는, 한옥의 고유한 시공 프로세스를 따르면서 한편으로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건축주의 생활을 어떻게
담을 수 있는 가였다. 열다섯 평이 채 안 되는 작은 집에 들어간 두 개의 작은 화장실처럼 가족이나 손님이 잠시 묵어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건축주의 손자, 손녀들이 가끔 놀러와 다양한 크기의 문들을 넘나들며 할머니집을 탐험할
수 있는 공간을 상상했다. 글: 오영욱, 사진: 진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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