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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위 치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동
구 분 신축
용 도 미지정 
작품설명 프롤로그 정신은 보고, 언어도 보지만, 신체는 방문한다. 움직이면서 항상 그 장소를 넘어선다. 보기 위해 움직이면서 길, 교차로, 입체교차로에 접어들게 된다. 크기와 감각, 그리고 방향성의 변화와 지각되는 모든 것들을, 물체의 움직임을 상세하게 느끼고 탐구한다. 신체는 단지 수동적인 수용체로 인도되지 않는다. 그것은 움직임을 실행하고, 이끌며, 그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거기에 기꺼이 간다. -미셀 세르, 오감 中-

포항시립미술관은 환호 해맞이공원이 가진 선형의 흐름과 대지 경사를 적절히 이용하여 미술관 건축이 가져야 할 합목적성과 공원의 자연성을 최대한 조화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건축 후 옥상마저도 다시 시민에게 개방되어, 무한히 연장되는 공원의 산책로로 자연 속, 공원 속의 미술관으로 계획했다. 외관에서 크게 읽히는 장방형 세 개의 볼륨은 의도된 비평행의 각도와 대지경사를 이용한 결과 환경적으로는 건축물 속 깊숙이 빛이 들어가게 계획하였고, 그 때문에 만들어진 이미지는 지극히 긴장된 투시도적인 공간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진지하게 끌어들인 자연광은 외부 날씨의 변화에 따라 때론 거칠게, 때로는 감미롭게 홀의 벽면을 물들이게 계획하였다. 이 장소에서의 신체적 경험은 미래의 또 다른 공간 체험에 대한 건축적 담론을 낳을 것이다. 1층은 자연스럽고 인지성이 좋은 전시관 관람 동선을 수립하였다. 기존 환호 해맞이공원의 산책로 가까이 아트숍, 카페테리아, 화장실을 배치하여 미술관의 공공성을 확보하였다. 쉼과 이벤트가 가능한 주 계단 처리와 미술관의 특별한 공간적 감흥을 위하여 높은 천장고와 천창처리, 오픈된 회랑(복도)으로 계획된 열린 전시실이 있다. 상설전시장은 수직공간의 확장과 내부 회랑을 통해 전시의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컨트롤이 가능한 자연채광을 도입하였다. 2층의 기획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은 변화 있는 천장고(6~10m)와 간접 조명등으로 미래 전시기법의 다양성에 대응하도록 계획하였다. 열린 전시실 상부의 보이드 플로어, 천창, 창, 매달린 계단 등은 미술관이 갖는 극적인 건축공간의 감동과 체험을 유도하고 있다, 지하층의 교육공간은 내부와 외부에서 접근이 용이한 위치에 있어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하였다. 미술관 비공개부분의 관리와 공개부분의 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명확한 업무라인으로 소요인력을 최소화되도록 배려하였다.
건립 후기 포항시립미술관은 2005년 5~8월에 걸쳐 시행된 설계경기를 통하여 안이 선정되었고 약 5개월에 걸쳐 실시설계를 완료하였다. 수차례의 자문회의와 협의를 통해 기본안의 변경과 보완으로 설계가 완료되었고, 착공 후 바로 전시시설의 증설로 설계 변경되었으며, 그 후 수장시설의 협소, 교육시설의 부족 등의 사유로 세 번째 증축설계(정원건축 강순희)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이뤄진 변경은 단순히 추가 필요 용적에 관련된 사항 뿐만 아니라 초기 안이 갖고 있던 건축적 컨셉의 변형은 물론 기능과 구조적 변경이 동시에 포함되어 있다. 설계경기를 통하여 결정된 적지 않은 수의 계획안들이 실시설계 과정에, 더러는 시공 중에 다양한 이유로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 언뜻, 완공 후에 있을 문제점을 완공 전에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절차상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설계변경의 시기와 그 과정은 매우 제한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건축에서 기능과 그를 위한 용적(스페이스 프로그램)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보다 전문적이면서도 특별한 프로그램의 설계경기 프로젝트들이 부족하고 미비한 지침 때문에 초기 안이 이미 문제를 안고 있을 수 있으며, 훌륭한 안으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과정상의 운용으로 창의적인 컨셉과 건축적 의도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설계자로서의 자존감 유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크게 새로운 건축이 가져야 할 진정성의 회복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설계경기 지침서에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스페이스 프로그램과 함께 상세한 메뉴얼이 제공되어야 하고, 선정 안이 갖추어야 할 내용(사용자로서의 건축주 요구)이 구체적으로 명기 되어야 한다. 그리고 선정된 초기 안의 충실한 실현을 위하여 설계자는 시공의 전 과정에 적절히 관여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하여 제도적 보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공공기관의 주도로 이뤄지는 건설 절차와 시스템에선 다분히 공정과 형평성의 논리가 건축 본연의 의미와 가치에 우선해서 운용되기 쉽지만, 건축 본질의 구현 또한 매우 중요하다. 포항시립미술관도 위와 같은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로 인하여 어려운 여건과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최초 의도되었던 개념적 기획과 건축적 사유가 많은 부분 상실되었다. 특수한 상황의 우리 건축계 현실과 비본질적인 법적 테두리를 최대한 인정하고 수긍한다.하지만 원 설계자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은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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