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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대조동 출판사 ‘클’사옥)

위 치 서울 은평구 대조동 193-7
구 분 신축
용 도 단독주택  제2종 근린생활 시설 
대지면적 166.90 ㎡ 지상층수 5
건축면적 100.08 ㎡ 지하층수 1
건폐율 59.96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연면적 414.03 ㎡ 용적율 196.21 %
작품설명 [개발과 동네의 변화]
대지에 자리잡고 있던 기존의 주택은 1980~90년에 준공되어 주변의 주택들처럼 임대가구와 주인가구가 거주하는 전형적인 도시형 다가구 주택이다. 주변의 주택들은 대부분 2.5층으로 지어져 있고, 서로 비슷한 표정으로 동네의 풍경을 조성하고 있다. 기존의 주택 마당에는 감나무 심겨 있었고, 반지하와 1층, 2층으로 통하는 입구들은 들쑥날쑥 길을 향해 연결되어 있다. 어느덧 좁은 골목길에도 집장사들의 다가구, 다세대 주택들이 난립하고 ‘임대’라는 현수막이 펄럭거리기 시작했다. 정겨웠던 동네의 모습은 개발, 용적, 속도의 논리 등에 의해 조금씩 변질되어 가고 있다.

[작은 면적과 복잡한 프로그램]
전체 규모는 6개층으로 계획했고, 내부는 규모에 비해 프로그램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프로그램을 크게 분류하면 출판사 사무실과 2개의 집이다. 건축주가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는 주로 사무실 근무가 대부분이기에 직원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해야 했다. 출판사의 행사와 연계된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수 있는 모임공간, 바닥난방이 되는 업무 공간,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주방 및 식당, 작가들의 독립적인 작업실 등의 다양한 요구 사항들을 작은 면적에서 짜임새있게 계획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건축주 및 출판사 직원들과 계획안을 두고,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계획설계 기간이 길어졌지만, 그러한 협의 과정이 있었기에 준공 후에도 모두가 만족하며 생활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 만들진 것 같다.

사무실 공간 위 층에 위치한 두 집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4층은 점차 연로해지고 계신 노모를 위한 집으로 계획했다. 노모는 신축으로 인해 기존 주택의 마당이 사라지는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 하셨기에 남측으로 내외부의 중간 영역 역할을 하는 발코니를 계획하고, 다양한 식물들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의 주택이 살림 거리들로 인해 집안 전체가 어지러웠던 것을 고려해 가능한 수납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 작은 바닥 면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5층은 독신인 건축주를 위한 집으로 외부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요청했다. 다만 일조 사선 제한에 의해 바닥 면적이 많이 줄어들어, 공간의 효율적인 분배가 필요했다. 이에 낮시간에 주로 비워져 있는 침실과 거실 공간을 최소화하고, 건축주의 취미를 위한 공간을 별도로 확보했다. 또한 마지막 층의 장점인 층고를 이용해 다락 공간을 만들어 개인만의 여가 활동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사옥과 주거가 얽혀 있는 관계 속에서 동선 계획이 중요했다. 점차 다리가 불편해지실 노모를 위해 전용 엘리베이터를 계획했고, 이 과정에서 노모와 사무실 직원들의 동선이 분리됐다. 또한 출판사 행사로 인해 외부인의 출입이 잦은 지하 다목적실은 사무실의 보안을 위해 출입 동선을 별도로 분리했다. 주어진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인해 1층에는 서로 다른 방식과 방향의 동선들이 자연스레 만들어지게 됐다.

[골목길의 새로운 풍경]
주거 밀도가 높은 주거 지역에서 일조 사선제한은 계획하는 데 있어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본 계획에서도 정북 일조사선 제한을 적용함에 있어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할지 고민했다. 여러 가지 검토를 통해 보이지 않는 법적 제한 요소를 그대로 건물의 표정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내부 공간에도 사선을 그대로 끌어들여 주거에서 흔히 경험할 수 없는 공간감을 만들었다. 일조 사선제한에 의해 만들어진 사면에는 벽돌 마감을 적용하여 외부 전체가 단일한 재료로 구성될 수 있도록 했다. 점차 개발에 의해 복잡하고 어지러워지는 골목길의 풍경 속에서 한 가지의 색상으로 마감된 간결한 볼륨을 통해 보다 단단하고 정연한 표정으로 이웃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전면도로와 마주하는 공용 계단실의 불규칙한 창 너머로 보이는 다양한 움직임과 불빛들은 좁은 골목길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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