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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촌공터 3호점

위 치 서울 종로구 무악동 46-1902
용 도 미지정 
대지면적 211.81 m2 지상층수 2
건축면적 61.80 m2 지하층수 -
건폐율 29.1771 % 구조 일반철골
연면적 115.62 m2 용적율 54.5867 %
작품설명 도시농업은 서울과 같은 익명성이 도드라진 거대 도시에서는 주민공동체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는 모세혈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커다란 도시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큰 도시에서 놓치기 쉬운 주민들의 생활을 풍성하게 하는 영양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지는 도로보다 높은, 산의 중턱쯤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차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좁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은 조금쯤 헤맬수 밖에 없는, 하지만 주민들이라면 설명만으로도 찾아들 수 있는 곳에 행촌공터는 자리했다. 대지의 높은 고도 덕에 남쪽으로는 굽이굽이 낮은 어깨를 나란히 맞댄 동네가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는 옛 한양도성의 성곽 풍경을 단숨에 담을 수 있다. 숨은 듯 아늑하고 아담한 공간에서는 지나온 세월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나 정감이 물씬 풍기기도 하니, 지역 주민을 위한 쓰임새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에는 이곳보다 더 나은 조건의 땅은 없을 것이다.

인왕산이 보이는 뒤쪽 구릉으로 육묘장이 있고 그 주변으로 주민들이 농사를 짓기에는 최적의 환경인 공터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아래 동네에 비해 훌쩍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곳이다 보니, 마치 시골 들판의 시원한 원두막과 같이 동네 주민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곳이 도시농업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머리를 맞대 회의를 진행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행촌동 담당자 고창록 주민대표와 연신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지의 특성과 장소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를 거쳐왔다.

공공의 건물이지만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건축물은 몸으로 부딪히며 작업하지 않으면 사용자의 절실함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행촌공터 3호점은 주민들이 도시농업을 하기에 필요한 생산 중심의 노지경작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을 주 목적으로 계획되었다. 뿐만 아니라 좋은 경관을 가진 마을카페의 조성은 주민들 간의 커뮤니티 회복에 집중해, 더없이 좋은 본보기를 제공할 사례가 되길 기대하며 계획되었다. 좋은 작물을 경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촌공터 3호점과 주민들이 가질 새로운 가능성은 도시 속에서 각자의 삶들이 새로운 씨앗이 되어 싹을 틔우는 것도 중요한 가치가 된다.

도시거점 농업을 위한 시설이니 응당 농기구 보관실이 필요했고 다용도 공간인 1층 교육장겸 실습장에서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구들을 디자인했다. 주민 공동체 활동의 기반이 되는 2층은 공공의 공간이 보다 개방적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한 회의로 탄생되었다. 필요할 때만 개방되고 자발적인 유지보수가 어려운 공공건축물의 취약점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관 좋은 카페를 만듦으로 해소할 수 있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주민들 스스로 '내 공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사회, 경제적 가치 창출의 기반이 되는 도시농업 시설이 이 곳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공공건축가로서 공공의 건축물을 설계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수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보편적 욕구를 해소하는 일에 집중했다. 주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공공건축가와, 서울시의 노력은 역설적이게도 개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을 통해 공공성이 배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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