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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찰 천간사

위 치 서울 은평구 불광동 642, 642-1
구 분 신축
용 도 종교시설 
대지면적 1,335㎡ 지상층수 3
건축면적 372.5 m2 지하층수 1
건폐율 28 % 구조 일반목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연면적 743.88 m2 용적율 40.06 %
작품설명 ■ 작품개요 (출처 : 2011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수상작품집)

[작품설명]
1. 천간사
천간사(주지 일명, 1960년 이법은 스님 창건)는 1965년이래 불광동 17번지 북한산 한 자락 주택가에 조용히 있었다. 불과 50년도 안되어 공동주택 재개발 열풍에 밀려 2009년 철거 수용되어 그 일대에 새로 조성한 아파트단지 종교시설부지로 신축이전을 한 (재)대한불교 일붕선교종 사찰이다.
일붕선교종은 석가모니불을 교조로, 태고보우국사를 종조로 하며 석가모니의 자각각타 각행원만(自覺覺他 覺行圓滿; 자신도 깨닫고 모든 중생도 함께 깨달을 수 있도록 교화하는 것과 깨달음과 수행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의 근본교리를 받들고 직지인심, 견성성불, 전법도생(直指人心 見性成佛 傳法度生)이 종지(宗旨; 종단이 근본으로 삼고 있는 교의와 취지)다.

2. 설계의 주안점
2009년 다리건축이 감리만을 의뢰 받았을 때는 풍수전문가가 정해준 건물의 배치 등을 바탕으로 설계가 완성되어 이미 허가가 난 상태였다 (Y사 설계. 변경전 배치도 참조). 또한 건설비와 완공해야 하는 시점이 정해져 있었고 건설업체까지 거의 결정된 상태였다. 설계비는 이미 완불되어 더 이상 지출할 예산조차 없었고 애초의 설계자 Y씨는 본인의 작품이라고 설계변경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불전(主佛殿)인 대웅전을 25층 아파트 모서리 앞에 놓고 예불을 하게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요사채와 불전을 한 공간에 넣을 때의 위계를 생각해야 했고 경사진 진입도로나 성토된 땅에 대해 고려를 함으로써 불필요한 토목비를 줄여야만 했다.
이 설계의 주안점은 배치와 토지이용이다. 그리고 주위환경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건물 및 외부공간의 위계나 관계에 역점을 두었다. 주변이 빈 땅이었을 때 최적의 풍수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서 위요될 때도 같은 조건일 수는 없다. 이미 둘로 분할되었고 고저차가 있는 대지에 한옥인 대웅전과 극락전 및 조사전, 그리고 일반건축인 요사채와 국제선원을 기존설계의 규모변동 없이 넣어야 했다.

대웅전은 위계가 가장 높은 곳에 산을 등지게 하고 요사채에서는 각 층에서 대웅전이 보이게 배치를 하여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물과 마당 그리고 담장의 관계를 설정했다. 풍수상 취약하다는 부분은 창건스님의 조사전으로 비보(裨補)했다. 추녀나 사래 끝이 대지경계선을 넘지 않게 건물배치를 해야 했고 지붕용마루의 위계가 필요했다. 대지에 비해 큰 대웅전의 규모를 좀 더 줄여야 되는데 설득이 잘 안되었고, 장애인 경사로 때문에 대웅전의 기단을 좀 높일 수가 없다 보니 극락전과의 위계가 확연하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국제선원은 별도의 대문도 있지만 전각들과 유기적으로 통할 수 있도록 협문을 두었다. 요사채 및 국제선원은 의도적으로 아주 단순하게 설계함으로써 불전(佛殿)이 주(主)건물이 되도록 했다.
불전은 좁고 긴 장방형보다는 전후좌우가 같을수록 예불공간으로 적합하다. 대웅전과 극락전을 합한 전체면적은 그대로 두되 두 건물을 위치와 규모로써 위계를 설정하고 좁고 긴 장방형으로 두 채가 똑 같았던 평면을 되도록 정방형에 가깝게 따로따로 재설계했다. 조사전은 한 칸(間) 규모로 바꾸어 규모는 작지만 비중은 큰 곳에 놓았다.
삼문을 갖출 여건이 안 되어 일주문과 천왕문의 기능을 사주문(四柱門)으로 통합해서 문비(門扉)를 가운데 두고 네 개의 벽을 만들어 사천왕을 그릴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 문인 불이문(不二門)은 생략하고 대신 대웅전과 극락전으로 에워싼 마당에 의상대사의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 210자를 음각 바닥블록으로 계획하여 불이를 대신하고자 했다. 이는 7言 x 30줄로 된 화엄사상의 요체로 법(法)으로 시작해 불(佛)로 끝난다.
산에 의지해 개발한 고층 아파트단지를 작은 한옥 사찰이 위용 있게 견주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의 한옥이 얼마나 당당한지를 알 수 있다.

3. 건축공사
정신적인 주체는 한옥인데 일반건축 시공사가 주 도급업체였다. 그러나 두 회사가 작은 돈으로 성심껏 공사를 했고 비교적 협조가 잘되어 원만하게 잘 끝났다. 배치에서 영역 구분이 되어 한옥과 일반건물이 동시에 건축공사를 진행 할 수 있었던 장점도 있었다. 건축부분 외의 펜스나 문 및 조경이 조경회사에 별도 발주되다보니 설계자의 권한 밖이어서 건물을 살리는 조경이 아니라 수목을 열거한 결과가 되어 좀 아쉬웠다. 또한 공사비가 작아서 전통 담장도 제대로 쌓지 못해 마치 몸에 안 맞는 남의 겉옷을 입은 것 같지만 추후 예산이 확보되면 개·보수가 가능할 것이라 본다.

4. 설계후기
불교사찰은 종교시설로 분류되며 건축법상의 용도에도 그렇게 구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사찰은 교육 및 연수시설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 이유는 신앙을 중심으로 내세를 향해 기원하기 위한 성당이나 교회와는 달리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곳인 불교사찰 등은 그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서 공유하고 현재의 삶에 적용하는데 그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교사찰에서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불전, 그 가르침으로 대변되는 경전에 관련된 공간과 출가해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공간, 그리고 재가 불자들의 수행 및 만남의 공간 순으로 건물의 위계가 있다.

한옥을 지을 때 대개는 도편수나 석수, 기와장 등 장인들에 너무 의존한다. 그러나 장인의 역할과 건축가의 역할은 다르다. 건축가가 전체에서 부분까지, 지붕 가구(架構)뿐만 아니라 첨차의 디자인이나 이음·맞춤의 결구(結構) 및 창호와 그 철물까지 상세설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조경이나 단청까지 건축가의 몫이어야 전체가 조화로운 건물이 될 수 있다. 또한 천편일률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에 관한 규칙은 전통건축인 사찰 등에는 적용되는 방식이 달라야 할 것이다.

[심사평가]
고층아파트 밀집속에서도 한옥 본연의 당당한 위용을 나타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전통적인 가람배치와 공간구성이 돋보임
한옥의 전통적 비례와 구법을 따르면서도 부재의 치수와 모듈화 통해 사찰에서 요구되는 대규모 공간을 만들어낸 기술적 성취가 돋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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