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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성애원

위 치 강원 원주시 관설동 441-1
구 분 신축
용 도 미지정 
대지면적 996.43 m2 지상층수 3
건축면적 384.19 m2 지하층수 1
건폐율 38.56 % 구조 철근콘크리트
연면적 922.20 m2 용적율 79.86 %
외부마감 적벽돌, 동판, 노출콘크리트 내부마감 벽지, 우드플로링, 도장, 클릭보드
작품설명 아동복지시설로서 소숙사 또는 그룹 홈으로 불리우는 이 프로젝트를 만난 첫날 건축주는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느낄 만한 공간을 만들고, 그 어떤 주택보다 더 아름다운 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상적임을 넘어 사고의 일대 전환이였고 새로운 도전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동안 복지시설의 일반적인 모습은 초라한 집, 헐벗은 아이들, 버려진 마당, 쓰러져 가는 지붕... 이런 왜곡된 이미지들 이었다. 기존의 부정적 개념을 넘어서려는 건축주의 의지는 디자인팀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곧 기존의 낡은 생각들을 대체할 방향을 생각하고 건물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정서적 안정감을 구현할 공간적 장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소위 고아원이란 제한된 생각을 넘어 그 아이들이 누구이고,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하며, 장소와 행위에 대한 사회적 역할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등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 이어졌다. 다행히도 건축주가 추진하고자 했던 다양한 생각들, 즉 아동 소숙사를 중심으로 노인복지주택과 노인전문병원의 프로그램 도입은 새로운 복지시설의 전형을 제시하기에 충분할 만큼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농장과 식물원, 지역센터를 겸한 도서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쉼터와 같은 문화적인 요소들은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단서들이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부족한 예산은 문제거리가 되었고, 알맞은 공사자를 찾는 일도 쉽지가 않았다. 특히 시설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두 번이나 대지를 바꾸는가 하면 건축착공을 하고도 마을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반년이상 공사를 진행시키지 못하기도 했다. 여기에 농지 전용 허가에 따른 법적 절차에 막혀 기형적인 부분의 완성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은 가장 안타까운 점이었다.

새로운 곳에 지어질 성애원이 도심외곽지역으로 숨기보다는 마을과 동화할 수 있는 곳에 지어져야 한다는 건축주의 의지에는 깊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였다. 시설의 주인인 아이들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그동안 대부분의 시설들은 마을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진, 분리된 곳에 만들어져 왔다. 그나마 도심의 확장과 개발에 힘입어 마을과 동네의 경계가 허물어진 곳도 있지만 분명 그릇된 생각이고 재조정되어야 할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보통의 아이들처럼 마을, 동네, 사람들과 접촉을 넓히고 다양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장애인을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 일반아이들과 함께 교육함으로서 보다 건전하고 성숙된 사회가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때문에 건축주와 함께 알맞은 대지를 찾는 작업은 힘든 일이였지만 프로젝트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두 차례에 걸쳐 마련된 각각의 대지는 종합복지타운의 마스터 플랜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여유있는 공간이였고, 또한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분명 그 지역 전체의 완성도를 훨씬 높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안을 수립하고, 인허가를 추진할 때마다 “우리마을에 시설은 절대 안된다”는 무조건적 반대와 “시설은 시설답게 적당히 만들어야 한다”식의 획일적 사고는 결과적으로 사업의 추진력을 떨어뜨리고, 사업계획을 수정케 하는 직접적 요인되었다. 사회가 보여준 이런 모습에 집단적 이기심과 무사안위적 무관심이 과연 함께 나누는 복지사회의 구현인지 자문(自問)해본다.

비록 종합복지 타운에서 아동소숙사 중심으로 개념이 바꾸었지만, 관설동에 마련된 최종의 1,000여평은 지역아동센터와 쉼터 그리고 예배당을 함께 마련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진입도로와 도시계획시설 지정에 따른 시간적 절차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던 아동 소숙사만을 농지개발허가의 최소단위인 1,000㎡ 이하의 단계적 개발사업로 추진하게 되었고, 소숙사를 대지의 중심에 놓겠다는 생각에서 향후 대지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북쪽 상단에 배치하면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다.
10여명 정도로 구성되는 그룹 홈은 한 가족이 정주하는 가정이다. 주택과 같이 안방은 엄마, 아빠처럼 제일 어른인 지도교사가 상주하는 곳이고, 연령층이 각기 다른 아이들이 형제, 자매, 남매와 같은 관계를 맺으면서 각자의 방에서 개인적 생활을 하게 된다. 거실과 주방은 이들 가족이 함께하는 공적인 영역이며 가족애를 키워가는 특별한 장소이다. 또한 식당과 연결된 중정은 더 나아가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공적 공간으로서 공동체적 생활을 만드는 중요한 구심점이 된다.
마을 입구쪽으로 열려진 자연환경은 너무 비어져 있기에 세분하고 구획하여 분절되는 것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간적 장치가 되리라 믿었다. 휴먼스케일에 따른 외부공간의 조작은 우리 작업의 핵심적 요소였다. 기존 기숙사 같은 복도식으로 구성된 한 두동의 대형 건물이기보다는 소단위의 집들처럼 주변과 어우러지게 구성되는 것이 마을의 이미지를 더 아릅답게 할 것이다. 잘게 나누어진 건물들 사이에 만들어질 외부공간들은 기능적 요구만 아니라 시각적, 심리적 풍요로움을 줄 건축적 레버리지이다. 채우기 보다는 비워냄으로서 만들어 질 공간의 질은 안정감 있는 장소감을 만들 수 있다. 재료의 질감 또한 아이들의 생활을 높여줄 계산된 디자인 요소였다. 가장 익숙한, 가장 편안한 붉은 벽돌의 사용과 노출콘크리트, 적삼목 그리고 목재 루버의 설치의 사용은 주변 조경과 어우러져 시각적 자극을 줌으로서 공간의 인상을 지어 주도록 고려되었다.

새로운 공간은 그들의 일상적 행위의 누적을 통해서 그들만의 장소가 된다. 수영장에서 노는 아이들, 화려한 음식은 아닐지라도 가족이라 불리우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마당을 거닐며 주변을 바라보는 자연환경 등은 그들에게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기 충분할 것이다. 아름다운 공간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감성적인 추억과 기억은 메마른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집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 것이다. 새싹이 돋아나는 향긋한 풀냄새, 비오는 날의 흙과 비 냄새, 깔깔거리며 뒹굴며 뛰어 노는 아이들, 그들에게 영원한 집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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